올해는 1978년 12월 18일 11기 제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덩샤오핑(鄧小平)이 개혁개방 노선을 공식화한지 40주년이 되는 해이다. 중국은 40년 만에 경제 부문에서 G2로 성장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고심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개혁개방 40주년이 되는 18일 대대적인 시장 개방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1921년 7월 23일 중국공산당(중공)이 창당되고,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이 건국된 이후,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은 ‘제2의 창당’ 혹은 ‘제2의 건국’의 의미로 이해해도 무방하다. 그만큼 개혁개방은 중공과 중국의 역사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됐다.
‘건국과 사회주의 혁명’으로 대표되는 마오쩌둥(毛澤東)이 1세대 지도자라면, ‘개혁개방’ 노선을 선택한 덩샤오핑은 2세대 지도자로 중국 인민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과 ‘도광양회(韜光養晦,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실력을 키움) 100년 대계(大計)’를 나름대로 충실히 수행했다고 평가된다.
시진핑 주석은 이전 지도자들과는 달리 중공과 중국의 정책을 국내 위주에서 대외 위주로 전환시키고 있다. 시 주석은 취임 이래 2기 집권이 시작된 올해까지 △중국의 꿈 △해양강국의 꿈 △일대일로(육상ㆍ해상ㆍ빙상 실크로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실크로드 기금 △브릭스(BRICs) 은행 △군 현대화ㆍ강군(强軍)의 꿈 △중국제조 2025 등의 대외지향형 정책들을 연이어 펼치고 있다.
필자는 2013년 11월 중공 18기 3중전회에서 발표된 시 주석의 개혁안을 계기로 중공과 중국이 ‘혁명 건국’과 ‘개혁개방’에 이어 ‘패권 지향의 3.0 시대’가 시작될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는 시진핑 시대가 이전의 방어적 대외 정책에서 매우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대외 정책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대외지향적 정책은 진행형이지만, 시 주석의 이러한 정책들이 성공한다면 3세대 지도자로 구분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시 주석의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대외정책은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저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3월 22일(현지 시각) ‘중국의 경제 침략을 표적으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시작된 미중 무역 전쟁은 확대 중이다. 비록 12월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90일 유예의 휴전 상태를 이뤘지만, 장기전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은 ‘공정한’ 경쟁과 협력을 주장하지만 중국은 ‘평등한’ 경쟁과 협력을 강조한다. 미국은 해커까지 동원하는 중국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주장하고, 중국은 힘으로 밀어붙이는 미국이 평등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제조 2025’의 이면에 있는 ‘지식재산권 침해’와 ‘과다한 정부보조금’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중국이 이에 대한 전면적 수정 여부가 미중 무역전쟁의 확전 혹은 종전을 결정할 것이다.
개혁개방 4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시 주석이 ‘중국제조 2025’의 수정안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근본적인 구상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확전을 피하기 위한 △개혁개방 노선 견지 △대미 수입 확대 △시장 개방 확대 △중국제조 2025 속도 수정 △지식재산권에 관한 제도와 법률 제정 추진 등에 대한 언급이 예상된다.
도광양회를 100년은 해야 한다고 한 덩샤오핑이 선택한 개혁개방이 이제 40주년이 됐다. 외교전략과 경제정책 분야에서 팽창된 힘을 대외에 보여 주려는 중국의 ‘강경파’가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온건파’와의 노선 전쟁에서 최근 몇 년간 우세를 차지하고 있다. 필자는 최근 중국의 전문가나 언론으로부터 무역전쟁의 문제와 중국의 선택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 필자의 대답은 아주 간단하다. “중국의 온건파가 해결 방법도 안다”이다.
김상순 동아시아평화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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