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에서 고기잡이를 하던 중 상어에게 물린 뉴질랜드의 20대 남성이 손가락으로 상어의 눈을 찌르고 위기를 모면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17일 뉴질랜드 헤럴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11시(현지 시간) 쯤 케빈 로이드(24)는 뉴질랜드 북섬 인근 카발리 군도 해역에서 친구와 작살로 고기잡이를 하던 중 크기 2m가량의 청상아리에게 다리를 물리는 사고를 당했다.
로이드는 인터뷰에서 “상어로부터 공격을 받자 갖고 있던 칼을 휘두르며 격렬하게 저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어는 물러서기는커녕 다시 로이드의 손을 물어 뜯기 시작했고 그의 친구는 상어의 꼬리를 잡고 끌어 당기는 등 떼어 놓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고 전했다. 상어의 공격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로이드는 상어의 눈을 찌르는 등 저항을 이어갔고 결국 먼저 ‘포기’한 상어는 바다 속으로 사라졌다. 로이드는 “친구가 가까이 있었던 것은 정말로 운이 좋았다”며 “그가 없었다면 훨씬 나쁜 상황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사고가 일어난 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신이 멍했다”며 “늘 상어가 있는 곳에서 잠수를 해 왔지만 이번 같은 상어는 처음 본다”고 덧붙였다.
위기를 모면한 로이드는 동료와 함께 헤엄을 쳐 200m 가량 떨어진 보트로 돌아와 응급처치를 했다. 이후 인근에 있던 또 다른 친구와 합류한 후 마타우리 만(Matauri Bay)으로 돌아와 응급구조대를 만났고 병원으로 옮겨져 오른 쪽 손을 10바늘 가량 꿰매는 등 치료를 받았다. 오른쪽 다리에 입은 상처는 감염 가능성이 높아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상어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로이드는 당시 잡았던 킹피쉬를 육지까지 가져와 친구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등 전혀 위축되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청상아리는 성체의 크기가 5m, 몸무게는 600㎏ 가량에 이르는 대형 상어로 분류되며 경쟁자를 공격하는 습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질랜드 헤럴드는 “로이드를 먹이로 여기기보다 경쟁자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상어 전문가의 말을 전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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