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명품행정 <26> 전남 신안군 버스공영제 진화
신안군, 8번째로 가란도 마을에
‘낙도 맞춤형 공영버스’ 운행
소규모 섬에 12인승 지속 투입
지난달 25일 주민 70여명이 거주하는 전남 신안군 압해면 가란도 마을에 ‘낙도 맞춤형공영버스 운행’ 개통식이 열렸다. 자연산 난(蘭)이 많아 이름 붙여진 가란도는 면적 1.6k㎡ 규모의 작은 섬으로 60가구가 살고 있지만 대부분이 노약자들이다. 섬주민들은 그동안 육지 나들이를 한번 하려고 해도 무거운 짐을 들고 걸어서 선착장까지 1.6㎞를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번 공영버스 운행(65세 이상 무료, 일반 1,000원)으로 대중교통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가란도에 투입된 공영버스는 낙도맞춤형(12인승 소형 승합차)으로 신안군에서 8번째다. 2009년 압해읍 매화도를 시작으로 지도읍 선도, 압해면 고이도, 증도면 병풍도, 안좌면 반월도ㆍ자라도ㆍ박지도 등에 공영버스가 투입됐다.
전국 최초로 전 지역 버스 공영제를 시행한 신안군은 연간 67만여명의 여객을 운송하며 전국 지방자치단체 대중교통 불편해소의 모범답안을 제시했다. 2007년 시행 전 연간 방문객이 19만여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결과다.
16일 군에 따르면 2007년 임자도를 시작으로 2013년 압해도를 끝으로 7년만에 14개 읍ㆍ면 전 지역에 대형버스를 투입하는 ‘버스완전공영제’를 완성했다. 버스공영제 사업은 48개 노선(본도 40ㆍ낙도 8)에 버스 45대가 투입돼 도시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차별화된 교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란도를 비롯한 소규모 섬에는 앞으로도 12인승 버스를 지속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행정구역 전체가 섬으로 이뤄진 신안군이 버스공영제를 도입하는 데는 공직자들의 노력이 컸다. 섬 주민 삶의 질 향상을 통한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해상교통체계를 구축한 군은 교통개선추진 전담반(TF)을 구성했다. 해상ㆍ육상교통팀으로 구성된 교통지원과 10명의 공무원은 버스공영제와 여객선 야간운항 및 작은섬 운항 도선을 지원하며 언제든지 섬과 육지를 왕래 할 수 있도록 맞춤형 교통복지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까지 강원 삼척시, 홍천ㆍ철원군, 인천시, 전북도, 지방행정연수원, 경남 경산시, 전북 부안군, 제주도버스조합 등 80여개 자치단체와 기관에서 버스공영제 벤치마킹을 위해 신안군을 다녀갔다. 2013년 국토교통부 대중교통시책평가발표에서 최우수상도 수상했다.
농어촌 버스에 이어 여객선 공영제도 자리를 잡아 가는 추세다. 주민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전국 첫 도입된 여객선 야간운항 사업은 2007년 1월 압해농협호를 시작으로, 안좌농협호(안좌ㆍ팔금ㆍ암태ㆍ자은면), 임자농협호에 이어 올해 10월 4일 도초ㆍ비금농협 차도선 야간운항이 시작됐다. 도초 차도선 운항시간은 목포 출발 마지막 배 시간이 오후 3시30분에서 6시15분으로 늘어났고, 출발도 오전 8시에서 6시15분으로 앞당겨 지면서 24시간 열린 교통체계를 구축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섬을 보유한 신안군(1,004개)은 전국 108개 연안여객선 항로 중 15%인 16개 항로, 167척의 내항 여객선 중 37척이 취항하고 있다. 그동안 기상악화로 해마다 60~100일 뱃길이 끊기는 불편을 겪어왔다. 군은 내년 3월 천사대교(압해~암태간)가 개통되면 암태와 비금, 안좌ㆍ자라ㆍ장산 등과 신의면 동리간 24시간 야간운항도 추진한다.
신안군 관계자는 “전국 최초로 시행된 버스공영제가 10년이 지났지만 ‘정책수출 1호’로 등록됐다”며“섬이란 특수성 때문에 온갖 교통불편을 겪어 온 주민들의 교통복지와 관광객들에게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대중교통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안=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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