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훈이 역대급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박훈은 최근 방송 중인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하 ‘알함브라’)에서 IT 기업 ‘뉴워드’ 대표이자 유진우(현빈)과 숙명의 라이벌인 차형석으로 분했다.
극 초반 AR 게임을 두고 현빈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며 등장한 박훈은 두 사람의 오랜 악연이 하나 둘씩 공개되며 두 사람의 대결 구도에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박훈은 단 3회 만에 사망이라는 충격적인 엔딩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을 혼란에 빠트렸다. 중심인물이었던 박훈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놀란 마음을 진정시킬 새도 없이 또 한 번의 반전이 일어났다. 현실에서 사망한 박훈이 AR 게임 속 NPC가 돼 현빈을 공격하며 나타난 것이다.
시도 때도 없이 현빈의 앞에 나타나 무차별적인 공격을 휘두르며 게임을 강제 시작시키던 박훈은 AR 게임 플레이를 위해 필요한 스마트 렌즈를 장착하지 않았음에도 연이어 등장하며 그 존재에 대한 궁금증과 섬뜩함을 배가시켰다.
특히 박훈은 극 중에서 AR 게임에서 사망으로 패배한 뒤 현실에서도 사망했다는 설정답게 현빈을 가차없이 공격하는 와중에도 변화 없는 서늘한 무표정을 완벽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로부터 “꿈에 나올까 무섭다”는 평까지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야 말로 죽음이 무색한 역대급 활약이다.
여기에 회를 거듭하면서 조금씩 공개되고 있는 과거 회상신에서도 박훈은 현빈과 자신이 죽마고우에서 적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며 몰입감을 높였다.
앞서 tvN ‘태양의 후예’로 매체 연기를 시작 한 뒤 KBS2 ‘맨몸의 소방관’, MBC ‘투깝스’ 등에 출연하며 꾸준히 시청자들을 만나 온 박훈은 ‘알함브라’를 만나 역대 출연작 중 가장 인상 깊은 캐릭터에 도전했다. 그런 박훈의 도전은 자신의 ‘연기 포텐’을 입증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제 겨우 5회 문턱을 넘었지만, 더 이상 박훈 아닌 차형석은 상상하기 어렵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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