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최근 때 아닌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인 ‘페이페이(PayPay)’ 열풍이 불었다. 이 서비스는 대형 통신업체인 소프트뱅크와 인터넷 포털 서비스 업체인 야후재팬이 공동 출자해 만든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로 결제 시 결제액의 20%를 돌려주는 등 총 100억엔(약 998억9,900만원) 규모의 페이백 이벤트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저녁에는 조만간 페이백 총액이 100억엔에 이를 것이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가 확산되면서 도쿄(東京) 유라쿠초(有楽町)에 있는 대형 전자제품 양판점인 빅카메라에는 더 늦기 전에 고가의 제품을 구입하려는 인파로 혼잡을 빚기도 했다.
페이페이 측은 이 같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후발 주자로서 화제를 불러 일으키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 당초 페이페이 이벤트는 페이백 총액이 100억엔에 달할 때까지 진행할 계획이었다. 종료 시점을 내년 3월 31일까지로 상정하고 지난 4일부터 이벤트를 시작했으나 이용자 쇄도로 열흘 만에 목표액을 조기 달성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출시된 페이페이 이용자는 이벤트 종료 이후 190만명을 돌파, 지난달에 비해 13배 급증했다. 이에 또 다른 서비스 업체인 라인페이가 연말까지 결제금액의 20%(상한 5,000엔)를 환원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 업체들의 고객 쟁탈전은 보다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5일 일본에서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가 보편화할지는 아직은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현재 페이페이를 포함한 라인페이, 오리가미페이, 라쿠텐(樂天)페이, d하라이(払い) 등 5개 대형 업체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내년 4월 대형 통신업체인 KDDI가 au페이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난립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일본은 여전히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현금결제 선호 현상이 강하다. 신용카드가 널리 보급돼 있지만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낭비하기 쉽다”, “카드보안 문제가 신경쓰인다” 등의 이유로 사용하지 않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일본은 신용카드를 포함한 비현금결제 비율이 20%에 불과, 90% 수준의 한국이나 60%에 달하는 중국은 물론 40~50%대인 영국, 미국 등에 비해서 훨씬 낮다. 반면 중국은 14억명에 달하는 인구에 신용카드가 널리 보급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알리바바와 텐센트 2개 업체가 시장을 독점하면서 단숨에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를 확산시켰다. 일본에서는 후발 업체들의 깜짝 이벤트만으로 스마트폰 결제 문화를 확산시키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오히려 이번 페이페이 열풍의 수혜자는 이용자 외에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를 도입한 사업자라는 지적도 나온다. 페이페이 측은 가맹점 확보를 위해 사업자들에게 초기 도입비용과 결제 수수료, 입금 수수료를 3년간 무료로 제공했기 때문이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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