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김무성ㆍ최경환 등 21명 현역 의원들의 당협위원장직을 박탈키로 했다. 이들 21명은 차기 당협위원장 공모에도 배제된다. 그간 현역의원 인적쇄신 최소화를 주장했던 나경원 원내대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비대위가 교체 비율 20%에 이르는 강도 높은 물갈이를 강행하면서, 당내는 물론이고 한국당 투톱 간 갈등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비대위는 15일 조강특위로부터 보고를 받고, 현역의원 21명을 포함해 총 79곳의 당협위원장의 교체를 담은 인적혁신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김무성(6선), 원유철(5선), 김정훈(이하 4선) 이군현 최경환 홍문종, 권성동(이하 3선) 김용태 김재원 윤상현 이종구 홍문표 홍일표 황영철, 이완영(이하 재선) 이우현 이은재, 곽상도(이하 초선) 엄용수 윤상직 정종섭 의원 등이 포함됐다.
이들 중 김무성 원유철 최경환 김재원 이우현 엄용수 등 6명은 현재 당협위원장직을 맡고 있지 않지만 차기 공모 때 배제 대상자다. 결과적으로 전체 253곳 중 79곳이 교체됐고, 보류된 1곳을 제외한 나머지 173곳은 직전 당협위원장이 재선임된다.
인적청산의 기준은 ‘진박 공천’ 논란이 발생한 2016년 공천으로 설정됐다. 전주혜 조강특위 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어느 순간부터 책임소재를 따지느냐에서 무한정 과거로 거슬러 갈 수는 없었다”며 “중지를 모은 것이 2016년 공천이다. 그때부터 계파 갈등과 낙하산 논란 속 집권여당의 공천이 회화화 되면서 당 몰락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전 위원은 이어 “여당의 전력에 효과적 대응하기 위해 심사 대상자들의 사회경력과 활동을 면밀히 검토했다”며 “이에 따라 가슴 아프지만 교체 폭이 불가피하게 커졌다”고 설명했다. 조강특위위원장인 김용태 사무총장이 교체대상자에 포함된 데 대해 이진곤 위원은 “이분이 (바른정당 창당 때) 선도 탈당해 당이 분당되는 데 단초를 제공했다. 이건 아무래도 용인되기 어렵다”며 “김 사무총장도 용단을 내렸고, 우리도 말릴 수가 없었다”고 했다.
당초 비대위가 목표로 했던 15일까지 당협위원장 심사 절차가 마무리되긴 했지만, 이날 비대위 의결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특히 나 원내대표는 비대위 의결 후 강하게 반발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실질적으로 우리당이 단일대오를 이루고 대여투쟁을 하는 데 있어서 많은 전사를 잃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며 “개혁에 반대하진 않지만 저는 폭이라든지 일부 의원들에 이견이 있음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앞으로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시고 성과를 내시면 이번 당협위원장에서는 배제되지만 21대 공천에서는 충분히 그 부분으로 가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의원들께 이런 부분을 당부드릴 수밖에 없다고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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