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협조 안해 강제 사퇴… 4년 만에 화려한 귀환
김용삼(61)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의 학력은 고졸. 7급으로 공직을 시작해 차관까지 올랐으니 그야말로 입지전을 썼다.
경기 연천 출신인 김 차관은 연천고 상과반을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다. 공주사범대학에 합격했으나 가족 생계를 책임져야 할 처지여서 포기했다. 지금 9급에 해당하는 지방직으로 공직에 발을 들였다가 군 복무 이후 중앙부처 7급으로 다시 시작했다. 1983년 문화공보부 경리계에서 출발해 게임음반과장, 전통예술과장, 인사과장 등을 거쳐 2014년 1월 고위공무원인 종무실장까지 착착 올랐다.
김 차관은 늦깎이 대학 진학을 하지 않고 학력을 고졸로 남겨 뒀다. 업무에 쓸 시간도 아깝다는 게 소신이었다고 한다. 그는 그 만큼 일에는 집요하고 사람에는 부드럽다는 평을 듣는다.
박근혜 정부 들어 김 차관에게 불운이 닥쳤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집행에 적극 협조하지 않은 죄목으로 2014년 10월 다른 문체부 1급 동료들과 함께 사실상 쫓겨났다. 이후 김포대 초빙교수를 지내다 올 2월 국민체육진흥공단 전무로 자리를 옮겼다. 시련이 시작된 지 4년 2개월 만에 김 차관은 화려한 귀환을 하게 됐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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