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남성 육아휴직도 급증하고 있지만 여성이 직업과 가사를 병행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ㆍ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로 남녀 기혼자의 고용률 격차가 30%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다. 또 아내는 요리, 설거지, 세탁 등 온갖 집안일을 도맡는 반면 남편의 가사노동은 청소, 시장보기 등에 편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은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8 일ㆍ가정 양립지표’를 발표했다. 정부 및 국책연구기관이 생산한 일ㆍ가정 양립 관련 지표를 통계청이 정리한 자료로 가족형태, 고용, 근로시간, 보육, 사회제도 등의 부문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육아휴직을 한 사람은 9만123명으로 전년 대비 0.4%(328명) 늘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래 최대치다. 특히 남성 육아휴직자는 1만2,043명으로 전년보다 58.1%(4,427명) 급증했다.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13.4%)도 처음 10%대로 올라섰다. 하지만 대상자 전체를 놓고 보면 육아휴직 사용 비율은 여전히 높지 않다. 지난해 12개월 이하 자녀를 둔 임금근로 여성 중 육아휴직 사용자 비율은 42.3%였고 남성은 고작 1.1%였다.
남녀 고용률 격차는 결혼을 전후로 크게 벌어졌다. 지난해 미혼자의 고용률은 남성 52.8%, 여성 51.2%로 격차가 1.6%포인트였다. 그러나 배우자가 있는 남녀의 고용률은 각각 81.9%와 53.4%로 28.5%포인트로 벌어졌다. 이는 기혼 여성이 출산 및 육아를 거치면서 경력이 단절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기준 15~54세 기혼여성 취업자 중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은 37.5%에 이른다.
공평한 가사분담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올해 조사에서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59.1%로 직전 조사인 2016년에 비해 5.6%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실제로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남편 20.2%, 아내 19.5%에 그쳤다. 2016년 작성된 가사노동 항목별 참여율을 보면 아내는 식사 및 요리 준비(99.7%) 설거지(99.7%) 세탁(99.5%) 시장보기 및 쇼핑(99.3%) 집안 청소(99.5%) 등 대부분의 가사노동에서 100%에 가까운 참여율을 보인 반면, 남편은 집안 청소(69.8%) 시장보기 및 쇼핑(69.8%)에 주로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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