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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일주도로 완전 연결되면 도동 가서 목욕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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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일주도로 완전 연결되면 도동 가서 목욕해야죠”

입력
2018.12.14 17:31
수정
2018.12.14 18:44
25면
0 0

미개통 4.75㎞ 24일 임시개통

토박이 김한근 천부 4리 이장

“도동까지 1시간→15분으로”

Figure 1경북 울릉군 북면 천부4리 김한근 이장이 14일 울릉일주도로 미개통구간의 한쪽 끝인 섬목의 천부터널 앞에서 막바지 공사를 지켜보며 흐뭇해하고 있다. 이 도로는 크리스마스 하루 전인 24일 임시개통한다. 독자 제공
Figure 1경북 울릉군 북면 천부4리 김한근 이장이 14일 울릉일주도로 미개통구간의 한쪽 끝인 섬목의 천부터널 앞에서 막바지 공사를 지켜보며 흐뭇해하고 있다. 이 도로는 크리스마스 하루 전인 24일 임시개통한다. 독자 제공

“울릉일주도로가 연결되면 1시간 걸리던 길이 15분으로 단축됩니다. 새 길 타고 도동 가서 가장 먼저 장을 볼 생각입니다.”

경북 울릉군 북면 천부4리 김한근(59) 이장은 올해 특별하게 맞이할 크리스마스 이브에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울릉도에서 태어난 이후 환갑이 될 때까지 뚫린 적이 없던 울릉일주도로의 마지막 미개설 구간인 북면 천부4리 섬목~울릉읍 저동 내수전 간 4.75㎞가 24일 임시개통하기 때문이다. 일주도로 44.55㎞가 완전히 연결되는 셈이다.

섬목은 사람 얼굴을 닮은 울릉도에서 목 부분에 해당하고, 내수전은 울릉도 개척 당시 김내수라는 인물이 밭을 갈고 살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육지로 가는 항구와 대형시장, 군청은 모두 도동을 중심으로 밀집해 있는 터라 북면에서 가려면 1시간은 꼬박 걸렸는데 이제 15분 만에 가게 됐다”는 김 이장은 “북면에는 찾아볼 수 없는 대중목욕탕에도 가서 뜨거운 물에 몸을 푹 담글 생각”이라고 흐뭇해 했다.

울릉도의 유일한 간선도로인 일주도로는 정부의 공사계획 확정 55년 만에 완전히 열리게 됐다.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울릉도 순시 다음해인 1963년 3월 당시 울릉도 종합개발계획의 하나로 일주도로 건설을 지시했고, 1976년 첫 삽을 뜬 뒤 2001년까지 지방비 790억원의 예산으로 총 연장 44.55㎞ 중 39.8㎞를 개설했다. 나머지 구간은 절벽 해안의 난공사 구간인데다 공사비 확보 어려움으로 방치됐다.

경북도와 울릉군의 노력으로 일주도로는 국비지원이 가능한 국가지원지방도로 승격했고, 미개통구간은 도로건설 총사업비 1,387억원 가운데 1,276억원을 국비로 확보하면서 2012년 초 착공됐다. 난공사 구간인 외달리 지역은 토지보상문제로 2년4개월을 낭비하면서 2014년에야 본격 공사에 들어갔다. 지난달 준공이 목표였지만 레미콘과 자재 수급 문제로 조금 늦어지면서 정상개통은 내년 1월 초가 될 전망이다.

미개통구간에는 총연장 3,559m의 터널 3곳과 32m의 다리 1곳이 건설됐다. 도로는 폭 8m 왕복2차로이며 교행도 가능하다.

“미개통구간 바로 아래 있는 저동의 울릉종고(현 울릉고)를 다니느라 3년간 자취생활을 했다”는 김 이장은 “도로가 일찍 뚫렸다면 매일 집에서 통학해도 전혀 문제없는 거리”라고 말했다. 또 “옛날에는 자동차를 6대 정도 싣고 저동에서 섬목을 연결하는 배도 다녔다”고 회상했다.

일주도로가 완전 개통되면 1만 울릉도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름철이면 하루 수백 대의 관광버스와 택시가 도동을 출발해 남서쪽으로 섬을 한 바퀴 돌다 북면 섬목에서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 때문에 불편이 컸다. 태풍과 호우가 닥치면 울릉도 안에서도 숙소로 돌아오지 못하고 고립되기도 했다.

김 이장은 “울릉도에서 한 평생 살고 있으면서 평생 숙원사업이던 일주도로를 드디어 밟아보게 됐다”며 “오랜 세월 기다렸던 만큼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울릉=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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