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연 1회 이상 협력사 대표 만나고
애로ㆍ건의 수렴하는 자리도 마련
저소득 계층 주거환경 개선하고
청년노년 연계 동고동락 사업
원청업체와 하청업체는 통상 ‘갑을 관계’로 불린다. 원청업체가 대형 건설사라면 무게 추는 한쪽으로 더욱 기울어 ‘슈퍼 갑’이 된다. 아파트 공사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땅 파기부터 골조 세우기, 내부 마감하기 등 수많은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때 건설사들은 각 단계마다 전문 업체를 선정하고 일을 맡기는 게 보통이다. 이들이 바로 하청업체들이다. 제조업과 달리 건설업의 하청업체는 대형 건설사들의 ‘간택’이 없으면 독자생존이 어려운 숙명인 탓에 상대적으로 늘 ‘슈퍼 을’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과의 동반성장을 경영 핵심으로 두는 건설사가 있다. GS건설이다. “신뢰는 어려울 때 더욱 빛이 나는 법”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GS건설은 하청업체라는 표현 대신 ‘파트너’ ‘협력사’로 부른다.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 함께 일하는 동반자이기 때문에 상하관계의 어감이 강한 표현부터 바꾸겠다는 것이다.
동반성장도 그저 “잘 해보자”는 선언적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소통과 상생을 위한 구체적이고 다양한 장치를 두고 있다. GS건설과 협력사의 대표 소통창구는 두 곳이다. 우선 2004년부터 연 1~2회 협력사 대표이사들과 GS건설 임원들이 정기적으로 모이는 ‘자이 CEO(최고경영자) 포럼’이 있다. 만나서 악수하고 사진을 찍는 등의 보여주기 식 행사가 아니라 실제 경영에 도움이 될 만한 강연을 함께 듣는 게 특징이다.
협력회사의 애로 및 건의사항을 수렴하며 소통하는 자리인 ‘서브콘 보드(SUBCON BOARD)’는 또 다른 중요한 대화 통로다. GS건설 측은 “협력사 의존도가 높은 산업의 특성상 협력사 선정ㆍ입찰, 공정관리 업무 전반에 상생경영과 동반자적 협력체계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력사 육성을 위한 제도도 있다. 차기 CEOㆍ현장소장ㆍ실무자 교육 등이다. 특히 안전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체험형 안전혁신학교를 운영 중이다. 건설사 최초로 무재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다.
GS건설은 협력사에 대한 금융지원도 확실하다. 협력사 유동성 확보를 위해 현금성 결재비율을 100%로 하고 있다. 더불어 협력사가 공사 대금을 못 받아 곤란한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GS건설은 공사비 지급도 매달 10일을 넘기지 않는 걸 원칙으로 한다. 아울러 신한ㆍKEB하나ㆍ우리은행에 3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협력사 대출금리 1% 우대를 실시하고 있다.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에 자금을 대여하는 경영 지원금 제도도 운영한다.
GS건설은 내부 관리도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1994년 일찌감치 윤리규범을 제정했고 꾸준히 관련 시스템도 구축해 나갔다. 직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GS건설의 윤리경영 홈페이지와 사이버신문고를 통해 임직원의 비윤리적 행위를 신고할 수 있다. 2004년부턴 사내 감사조직을 대폭 강화했다. 현장ㆍ본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윤리적 행위를 원천적으로 근절하려는 것이다.
이런 노력 덕에 GS건설은 미국 다우존스가 발표하는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에 2010년부터 4년 연속 편입될 만큼 투명경영을 인정받았다. DJSI는 재무성과뿐 아니라 지배구조, 위험관리, 상생, 사회공헌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지표다. 여기에 편입돼 있다는 건 ‘착한 기업’ ‘투명 기업’이라는 점을 인정 받은 것이기도 하다. GS건설 측은 “지속가능 경영은 주주, 고객, 회사 임직원 등 이해관계자와 투명한 소통을 가능케 하며 기업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책임 있는 활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은 건설사의 장점을 십분 발휘해 사회공헌 활동도 적극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저소득 계층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공부방 지원 사업’이다. 저소득층 가정의 어린이들은 경제적 어려움 탓에 부모가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아 가족의 보살핌을 온전히 받기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GS건설은 학업과 놀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교육ㆍ놀이시설을 지원하고 있다. ‘꿈과 희망의 공부방’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미래의 주인공을 양성하는 데 초점을 뒀다. 어린이 재단과 공동으로 진행하는데 GS건설은 매년 40명의 어린이를 선정하고 아이들 가정에 공부방을 직접 꾸며준다. 2011년부터 8년간 지원한 공부방이 235호점에 이른다.
GS건설은 봉사활동뿐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GS건설은 주거비 등 생활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과 노후주택의 임대소득 단절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나 홀로 어르신을 연결해 새로운 가족관계를 형성하는 부산청년 쉐어하우스 ‘동거동락(同居同樂)’ 조성사업을 부산시와 공동 추진했다. 직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 5,000만원이 사업의 밑바탕이 됐다.
GS건설 관계자는 “상생 경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필수 요소라는 인식 아래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을 내놓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상생 경영으로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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