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가을 사나이’ 이형준(26ㆍ웰컴저축은행)의 2018년 연말은 어느 해 겨울보다 따뜻하고 알차다. 대회마다 성적에 따라 부여되는 제네시스 포인트를 가장 많이 쌓아 대상을 차지했고, 이틀 뒤엔 결혼식을 치른다.
이형준은 13일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KPGA 제네시스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뒤 “우승 없이 대상을 받게 돼 더 기쁘다”며 “100점 만점에 100점을 줄 수 있는 2018년이었다”고 밝혔다. 소감에서 알 수 있듯 올해 이형준의 생애 첫 대상 비결은 바로 기복 없는 경기력이다. 우승은 없지만 2차례 준우승과 3차례 3위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올해 출전한 17개 대회 가운데 컷 통과에 실패한 대회 역시 단 한 차례도 없었고, 6차례 ‘톱10’에 진입했다. 우승 없이 대상을 받은 것은 2005년 허석호(45) 이후 13년 만으로, 이형준은 보너스 상금 1억원과 제네시스 G70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시즌 3승을 쓸어 담으면서 코리안투어 최다 상금 신기록(7억9,006만원)을 세운 박상현(35ㆍ동아제약)은 상금왕과 덕춘상(최저타수 1위), 그리고 골프 기자단이 주는 베스트 플레이어 트로피 등 3개의 상을 받았다. 아시아프로골프 투어 상금왕을 노리는 박상현은 이날부터 인도네시아 로열 자카르타 골프클럽서 시작된 아시아투어 인도네시아 마스터스에 출전하면서 시상식엔 참석하지 못했다.
생애 한번 밖에 기회가 없는 명출상(신인왕) 트로피는 함정우(24ㆍ골프존) 품에 안겼다. 올해 12개 대회에 출전해 10개 대회에서 컷을 통과한 그는 3차례 톱10에 진입하며 가장 두드러진 성적을 냈다. 팬들이 뽑은 인기상은 ‘낚시꾼 스윙’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최호성(45)에게 돌아갔다.
미국프로골프(PGA) 2부 웹닷컴 투어 상금왕, 올해의 선수, 신인상을 휩쓸며 PGA 무대에 데뷔한 임성재(20ㆍCJ대한통운)는 해외특별상을 수상했다. 최근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등 국내에서 많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는 그는 “꿈 같은 한 해였다”라면서 “내년엔 큰 욕심을 내기보다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