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심각한 불황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중소 부품 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해 1조6,000억원의 상생 협력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경영 안정화를 위한 자금지원뿐만 아니라 미래차 부품사로 재도약하기 위한 생태계 강화 방안을 담고 있어, 부품사들과 함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13일 중소 부품 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해 총 1조6,728억원 규모의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은 △중소 자동차 부품 협력사의 경영 안정화를 위한 자금 지원 △친환경차ㆍ미래차 부품 육성 지원 △1∼3차사 상생 생태계 강화 등이 핵심이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내년부터 5년간 협력사들에 총 1조4,558억원 규모의 부품 투자비를 조기 지급한다. 협력사들이 부품 연구개발과 양산에 상당한 투자비를 사용하며 부담을 느끼는 점을 고려해 연구개발 초기 및 종료 이후 시점에 균등하게 분할할 예정이다.
또 2ㆍ3차 협력사가 납품대금을 신속히 회수할 수 있도록 1차 협력사들에 상생결제시스템 참여를 독려하며 상생결제 우수 협력사에는 차기 연도 입찰 시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총 1,400억원 규모의 미래성장펀드도 조성한다. 1∼3차 협력사가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부품 투자에 쓸 자금을 이 펀드에서 저리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현대차, 기아차, 모비스가 함께 총 150억원을 출연, 중소ㆍ중견 부품업체의 경영 안정화 긴급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현대차그룹은 협력사들의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방안도 마련했다. 급격한 자동차 산업 환경 변화에 부품 협력사가 대응하도록 교육ㆍ기술지원, 공동개발 등을 실시한다. 또 협력사와 미래차와 관련한 차세대 기술과제를 공동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증산이 이뤄지는 수소전기차 넥쏘와 연관된 설비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협력사에 최대 44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실력으로 함께 극복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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