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인 신념을 이유로 집안 남자들이 모두 병역거부를 택했던 성우 양지운씨 막내 아들이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13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양원석(26)씨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병역법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지난달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2심 판결을 다시 하라는 취지다.
원석씨는 종교단체 ‘여호와의증인’ 신도로 2014년 입영통지를 받고 3일 이내 입영하지 않아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됐다. 1ㆍ2심은 “종교적 양심에 따라 입영하지 않는 것은 정당한 병역거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병역법 조항에 관한 헌법소원 재판이 진행 중이고 대체복무에 관한 입법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점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원석씨는 양지운 씨의 셋째 아들로, 원석씨의 두 형도 모두 양심적 병역거부로 수감생활을 했다. 장남인 원준씨는 2000년 군사법원에서 징역 3년, 차남 원욱씨는 2011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6월이 확정됐다.
이날 대법원은 양씨 사건을 포함해 총 100건의 병역거부 사건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에 계류 중인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은 80여건으로 줄었다. 대법원 3부는 지난달 29일 이 중 34건을 환송하며 전원합의체 판결을 재확인한 바 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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