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예고됐던 서울 동작구 노량진 구(舊) 수산시장에 대한 명도(강제퇴거)집행이 충돌 우려로 인해 취소됐다.
수협 노량진수산시장㈜은 이날 오전 7시로 예정됐던 제 5차 명도집행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수협 측 관계자는 “정당과 시민단체들이 집행을 막겠다고 한 상황에서 사고 발생 우려가 있어 연기했다”라며 “향후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수협은 2007년부터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사업을 추진했으며, 구 시장에 대해 4차례 명도집행을 시도했지만 상인들이 거세게 반발해 무산됐다.
수협의 강제 집행 소식이 알려지자 민중당은 전날인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 아현에서 철거민이 사망한 지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에서 겨울 강제 철거가 없다고 밝혔는데 이를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명도집행 예정일인 이날 오전에는 구 시장 상인들과 수협 측 용역 직원들이 뒤엉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구 시장 상인들과 수협 측 용역 직원들은 이날 오전 7시10분쯤 시장 주차장 앞에서 서로 욕설을 주고받으며 실랑이하다 몸싸움을 벌였다. 상인들은 수협 측의 폭행으로 상인 1명이 부상당했다고 주장했고, 수협 측은 상인들이 먼저 직원에게 다가와 폭행했다고 반박했다.
수협은 지난달 5일 구 시장 전역에 단전 및 단수 조치를 한 뒤 같은 달 19일에는 시장 출입구 바닥을 굴착기로 파는 등 폐쇄 작업에 돌입했다. 앞서 신 시장 입주 신청 기간에 258개 구 시장 점포 중 127개가 이전을 신청했고, 이 중 5개가 신청을 철회해 최종 122개 점포 입주가 완료됐다. 구 시장 잔류 상인 136명 중 9명은 시장 자체에서 자진 퇴거해 현재 상인 127명이 잔류 중이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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