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20주년 맞아 직급과 무관한 ‘공평한 성과분배’ 추진
네이버가 창사 20주년을 맞는 내년부터 매년 직원들에게 1,000만원 상당의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제공하는 파격적인 시도에 나섰다. 국내 상장기업 중 전 직원들에게 매년 스톡옵션을 공평하게 부여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12일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10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스톡옵션 부여에 대한 설명회가 열렸다.
경영진은 사내에서 공유한 전 직원 스톡옵션 부여 방안을 이사회에 보고했다. 스톡옵션은 주주총회 의결사항이라 이사회 승인은 물론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통과돼야 시행이 가능하다.
1999년 설립된 네이버는 초창기인 2000년대 중반까지는 핵심 임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제공했지만, 이후부터 현재까지는 스톡옵션이 없었다. 네이버 경영진들은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성과와 연동한 직원 보상 방안을 고민하다 스톡옵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아직 스톡옵션 부여가 확정된 게 아닌데도 일찌감치 재계의 비상한 주목이 쏟아지는 것은 전 직원이 실적과 연동해 성과를 나룰 수 있는 방안인데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제공되기 때문이다.
주총에서 의결돼 내년에 첫 시행에 들어갈 경우 스톡옵션 부여 대상은 1년 이상 근무한 모든 직원이다. 네이버 본사뿐 아니라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 직원들도 스톡옵션을 받을 수 있다. 스톡옵션을 받는 전체 인원은 최소 3,000명이 넘고 많게는 4,000명에 육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만 기본 1,000만원 상당의 권리에 근속 연수 1년마다 200만원씩 추가한 스톡옵션이 부여된다. 그 다음해부터는 임원부터 말단 직원까지 모두 똑같이 1,000만원씩만 스톡옵션을 갖게 된다.
스톡옵션 행사 시기는 2년 뒤다. 스톡옵션 행사가는 상법상 현 주가보다 낮게 책정할 수 없다. 하지만 2년 뒤 주가가 현재보다 두 배로 뛴다면 직원들은 스톡옵션을 행사해 시세 차익이 가능하다. 주가가 하락하면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더 기다리면 그만이다.
매년 1,000만원 상당의 스톡옵션이 부여되고, 네이버가 사업을 잘해 주가가 뛴다면 직장인의 연봉으로는 꿈꾸기 힘든 보상을 받을 수도 있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회사 성장이 곧 자신의 성장과 직결되는 동기 부여가 가능하다.
네이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직원과 회사가 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민하다 스톡옵션을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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