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2일 혁신학교 지정과 관련해 열린 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혁신학교에 반대하는 주민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조 교육감은 이날 오후 1시 강동송파교육지원청에서 송파구 헬리오시티 내 내년 3월 신설되는 가락초와 해누리초∙중 3개교의 혁신학교 지정을 놓고 입주 예정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해당 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회와 조 교육감이 비공식 면담을 하자며 만난 자리였다.
조 교육감이 간담회를 마치고 나오는 도중 혁신학교 지정에 반대하는 학부모들과 경찰들간의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한 30대 여성이 조 교육감의 등을 뒤에서 주먹으로 한 대 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여성은 현행범으로 체포돼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조 교육감은 처벌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시교육청은 설명했다.
학부모들은 혁신학교는 학업 성취도가 떨어진다며 시교육청의 지정 움직임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지난달 30일 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락하는 학업성취도 지적에도 불구하고 개교와 대규모 이사 등 불안정한 환경에서 학부모들의 동의 없이 혁신학교를 지정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일반학교가 혁신학교로 전환하려면 학부모 교원 50% 이상의 동의를 얻은 뒤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절차까지 거쳐야 한다. 하지만 신설학교는 예외다. 혁신학교 지정 권한을 가진 교육감이 임의 지정할 수 있다. 재학생이 없고 학운위도 구성되지 않아 학부모, 교사 동의나 의견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학부모회는 또 해당 지역이 혁신학교로 지정될 교육 여건이 아니라는 이유를 들며 반대하고 있다. 학부모회는 지난달 내놓은 성명서에서 “이들 학교는 43~54학급 이상의 대형 학교로 운영되고 학급당 학생수가 34명 이상인 초과밀학급 편성이 불가피하다”면서 “’작은학교’ 운영을 통해 여유 있는 휴식과 활동 공간을 확보해 학생에 대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혁신학교 취지에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혁신학교 지정을 강행하면 등교 거부, 행정소송과 헌법소원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가락초 해누리초∙중의 혁신학교 지정 여부는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조 교육감이 이날 간담회장에서 14일날 결정 내리겠다고 했다”며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