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일주일째 단식농성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12일 잇따라 찾았다. 위로 차원이지만 손 대표가 요구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는 선거제 개혁 요구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예방한 직후, 김 원내대표와 함께 국회 로텐더홀에서 농성 중인 손 대표를 방문했다. 먼저 나 원내대표는 “(건강) 괜찮으시냐”고 물었고, 이에 손 대표는 “괜찮은데 언제 어떻게 악화될지 모른다. 그러니 악화되기 전에 나 원내대표께서 (선거제 개혁 문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뼈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그러자 나 원내대표는 “꼭 좀 풀어드려야 한다”고 화답하면서도, “당내에서 논의를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다. 당내 의원총회부터 빨리 열어서 당론부터 결정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에 손 대표는 “너무 오래 끌면 (내가) 못 버틴다”라고 했고, 나 원내대표는 “하루라도 빨리 하겠다”며 대화를 마무리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손 대표 옆에서 단식 중인 이정미 대표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제가 답이 나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리려고 생각 중이다”라며 “이달에 큰 틀에서 합의가 있어야 다음달에 국회에서 다루고 2, 3월에 선거구 조정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를 만난 뒤 기자들과 만난 나 원내대표는 “제가 무조건 (선거제 개혁 문제에) 합의를 해드리기에는 우리 의원들의 의견을 모으지 못한 상황”이라며 “일단 의총을 빨리 열어서 당내 (의견을 모으는데) 속도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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