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北인물 정보 책자에 반영할 것”
친아들 김평일 후계자 세우려다가 패퇴
김일성 북한 주석의 부인인 김성애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친아들을 김 주석 후계자로 만들기 위해 전처 장남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권력 투쟁을 벌였던 인물이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김성애 사망 관련 동향이 있다”며 “구체적으로 확인이 되면 (내용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도 “김성애는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 발간할 북한 ‘인물 정보’ 책자에 이를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가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사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사망 시점이 최근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주석의 둘째 부인인 김성애는 1924년 12월 29일 평안남도 강서군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주석은 첫째 부인 김정숙이 1949년 출산 중 사망하자 6ㆍ25 전쟁 시기인 1953년 비서로 일하던 김성애를 새 부인으로 맞았다. 이후 김성애는 조선민주여성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친아들 김평일을 김 주석 후계자로 세우는 데는 실패했다. 1970년대 들어 김정일 위원장과 후계 구도를 두고 권력 다툼을 벌였지만 김평일의 나이가 워낙 어렸던 데다 당시 이미 당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 등 핵심 부서를 거치며 영향력을 키운 김정일 위원장을 당해내지 못했다. 항일 빨치산 출신 등 주요 지지 세력도 확보하지 못했고, 김성갑 등 동생들이 비리를 저지르며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후계 경쟁에서 밀려난 김평일은 1988년 헝가리 대사를 맡아 북한을 떠난 뒤 사실상 해외 유랑 중이다. 2015년부터는 체코 대사를 맡고 있다. 장녀 김경진은 현재 남편과 함께 오스트리아에서 근무 중이고 차남 김영일은 45세 때인 2000년 독일에서 지병으로 요절했다.
김 주석 사망하기 직전인 1994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부부와의 면담 등 대외 활동에 동행했던 김성애는 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다. 북한 매체가 공식 언급한 건 1995년 2월 오진우 국가장의위원이 마지막이었다. 1998년 4월 여맹 위원장직에서, 2000년 9월 당 위원직에서 각각 해임됐다. 이후 감시를 받으며 사실상 가택 연금 상태로 지냈다고 한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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