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스스로 묶고 극단적 선택한 듯
경기 부천시 한 버려진 창고에서 발견된 불에 탄 시신은 60대 남성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타살로 의심할만한 정황이 없다”며 해당 남성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11일 부천소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부천시 심곡본동 한 타이어와 배터리 폐자재 보관 창고 한쪽에서 발견된 불에 탄 시신은 A(60ㆍ무직)씨로 확인됐다.
전날 오전 1시 24분쯤 창고 한쪽 버려진 공간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창고 내부 20㎡와 폐목재 등을 태우고 30여분만인 오전 2시 1분쯤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 도중 시신 1구를 발견했는데, 시신은 완전히 훼손된 상태로 천장을 바라보며 누워 있었다. 발목에선 전선에 묶인 흔적이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시신 주변에서 인화성 물질 용기가 발견된 점, 발화 지점이 외부에서 출입이 용이한 위치였던 점 등을 근거로 타살 등 범죄 은폐를 위한 방화가 의심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경찰은 A씨 시신에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발목에 묶인 흔적도 다른 사람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구두 소견과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근거로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과수 부검 결과 A씨 기도에선 연기를 들이 마신 흔적도 나왔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A씨가 호흡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사람이 발목을 묶었을 경우 출혈이 발생하지만 A씨는 느슨하게 묶여 출혈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발을 묶는 것은 극단적인 선택을 할 때 보이는 현상 중에 하나로 정확한 부검 결과 등이 나오는 대로 수사를 종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