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검사 사칭ㆍ개발 업적 과장 등
3개 의혹사건 혐의 인정 기소
“트위터 계정 주인 단정 어렵다”
부인 김혜경씨는 불기소 처분
이재명(53) 경기지사가 11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 지사가 재판에 넘겨짐에 따라 8개월간 이어진 관련 수사도 종지부를 찍었다. 검찰의 이번 기소 결정으로 시종일관 혐의를 부인해온 이 지사는 향후 정치 인생의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검찰은 다만 이른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 수사와 관련, 이 지사의 아내 김혜경씨는 기소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 양동훈)는 이날 이 지사를 직권남용권리행사와 공직선거법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친형 강제입원 시도, 검사 사칭, 성남 대장동 개발 업적 과장 등 3가지 의혹사건 모두를 혐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들 모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적용됐다.
이 지사가 받는 혐의 중 친형 강제입원 사건은 향후 재판에서 가장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인 2012년 4월~8월 시청에 악성 민원을 낸 친형 재선(2017년 작고)씨를 시청 공무원을 동원해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려 한 게 주요 혐의다.
검찰은 이 지사가 자신과의 관계가 틀어진 친형을 당시 보건소장과 정신과 전문의에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도록 지시하고, 관련 문건작성 등 부당한 지시를 한 것으로 파악했다. 관계공무원으로부터 ‘이 지사의 부당한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도 여럿 확보했다. 이 지사는 여전히 “강제 진단을 위한 입원 시도만 했을 뿐 형을 강제입원 시킨 사람은 형수”라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판과정에서도 이 지사의 지시가 옛 정신보건법에 따른 정당한 권한 행사였는지, 직권남용에 해당되는지 치열하게 다퉈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얼마나 결정적 증거를 내놓을 지가 유무죄를 가를 중요한 요소다.
이 밖에 이 지사는 5월 29일 경기지사 후보자 초청 TV방송토론회에서 과거 ‘파크뷰 특혜분양사건’과 관련해 자신을 검사라고 사칭했다가 15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음에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히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받는다.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수익금을 부풀려 선거 공보물 등에 기재한 혐의도 있다.
검사 출신 이경우 변호사는 “허위사실 공표 혐의는 발언 당시 허위인지를 알았는지, 그 고의성 여부가 재판에서 핵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이날 “안타깝지만 예상했던 결론이라 당황스럽지는 않다”며 “오히려 조폭 연루, 스캔들, 일베, 트위터 계정주 사건 등 온갖 음해가 허구임이 밝혀진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도 “저는 여전히 자랑스러운 민주당의 당원”이라면서 “평범한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며 당에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탈당의사가 없음을 재차 확인했다.
이 지사가 재판에 넘겨지면서 도정 운영의 난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최대 2년 이상 걸릴지도 모를 지루한 법정다툼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서다. 직권남용은 금고 이상, 공직선거법은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이 지사는 지사직을 잃게 된다.
이와 별도로 수원지검은 공안부(부장 김주필)는 이날 김혜경씨는 불기소 처분했다. 문제의 트위터 계정 주인을 이 지사의 아내 김씨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게 ‘무혐의’ 처분 이유다. 장장 8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의 실체를 밝히는데 실패한 것이다.
검찰 수사 결과에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이)권력의 하수인을 자처한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결국은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 특혜의혹을 덮기 위해 김혜경 무혐의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정치자금 부정수수) 혐의로 은수미 성남시장도 불구속 기소했다. 은 시장은 2016년 6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성남 조직폭력배 출신 사업가 이모씨로부터 90여 차례에 걸쳐 운전기사와 차량을 무상으로 받는 등 정치자금을 불법 수수한 혐의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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