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수주량 ‘세계 1위’ 유력
고부가 해양플랜트 부진해
빅3 모두 목표량 미달 전망
한국 조선업계가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올해 세계 선박 수주실적 1위에 오를 게 유력해졌다. 하지만 ‘돈 되는 대형사업’인 해양플랜트 분야의 부진으로 빅3 업체 모두 올해 수주목표 달성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7년 만에 ‘세계 수주 1위’ 탈환 눈 앞
10일 영국의 조선ㆍ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적 기준 전 세계 선박 발주량 약 2,60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가운데 우리나라 조선사들이 1,090만CGT(42%)를 수주해 국가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11년을 마지막으로 중국에 밀려 6년 연속 2위에 머문 한국 조선업은 11월까지 874만CGT(34%)를 수주하는 데 그친 중국을 제치고 올해 연간으로 세계 1위가 확실시된다.
2016년 최악의 수주 가뭄을 딛고 서서히 회복 중인 세계 조선업황은 올 들어 회복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3년간 1∼11월 누계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2016년 1,200만CGT, 2017년 2,377만CGT(전년 대비 98%↑), 2018년 2,600만CGT(전년 대비 9%↑)로 증가세를 지속했다.
◇빅3 “올 목표 초과달성은 어려워”
국내 조선 빅3 업체들(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 호조를 타고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 대우조선해양은 그리스 최대 해운사인 안젤리쿠시스 그룹 산하 마란가스로부터 LNG 운반선 1척을 추가 수주했다고 밝혔다.
올 들어 현대(25척), 삼성(13척), 대우(15척) 3사가 수주한 LNG선은 53척이나 된다. 클락슨리서치의 지난달 말 집계에 따르면, 올해 세계 LNG선 발주의 86%를 한국 업체들이 따냈다.
하지만 이런 LNG선 호황에도 불구, 빅3 모두 올해 수주목표를 넘기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수주목표를 148억달러로 잡았는데, 지난 6일 기준 조선 분야 수주목표는 95% 가량 달성했지만 해양플랜트 수주가 1건에 그쳐 전체적으로는 87.5%의 목표 달성률을 기록 중이다.
올해 73억달러를 수주목표로 잡았던 대우조선해양은 10일 현재 62억2,000만달러를 수주해 약 85%의 달성률을 보인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연말까지 LNG선 추가 수주가 예상돼 90%는 넘길 전망”이라며 “여기에 해외 잠수함 발주가 더해지면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지만 예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역시 조선, 해양 분야에서 82억달러를 목표로 했던 삼성중공업은 이날까지 54억달러를 수주해 빅3 가운데 가장 낮은 66%의 달성률에 머물고 있다.
업계에선 내년에도 LNG선을 중심으로 업황 개선세가 이어질 전망이지만, 계약 규모가 큰 해양플랜트 분야는 발주처와 조선사 모두 아직 신중한 입장이어서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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