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창섭이 ‘좋은 전달자’라는 목표를 향한 길을 조금씩 더 뚜렷하게 만들고 있다.
비투비 이창섭은 11일 오후 첫 번째 솔로앨범 ‘마크(Mark)’를 내고 자신만의 음악적 색채와 흔적을 가요계에 남긴다. 7년 만에 솔로 앨범을 선보인 만큼 이창섭은 이번 ‘마크’를 통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기분 좋게 작업한 ‘마크’는 팬들에게도 이창섭의 군 복무로 인한 1년 7개월의 공백을 버틸 수 있게 하는 앨범이 될 전망이다.
이창섭은 직접 전곡의 가사를 쓴 이번 앨범에서 타이틀곡 ‘곤(Gone)’과 수록곡 ‘에버(Ever)’에 특히 애정을 드러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그려낸 록 발라드 장르의 ‘곤’과 혼자 약속하는 마음으로 노래해 위로를 전해주는 ‘에버’를 통해 현재 자신의 솔직한 마음과 상황을 표현한 것. 전반적으로 이창섭의 취향과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게 구성됐다.
“나이가 들고 연륜이 생기면서 점점 기술보다는 느낌을 따라 노래하고 있어요. ‘아름답고도 아프구나’ 때부터 조금 더 입체적으로 고민하고, 계산하지 않고 노래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스스로 바라보는 솔로 이창섭의 최대 장점은 진심이에요. 진지한 모습도, 장난치는 모습도 다 제가 맞지만, 녹음실에서 만큼은 진심으로 메시지를 전하고자 노력했어요.”
같은 맥락에서 이창섭이 생각하는 좋은 아티스트는 ‘좋은 메시지를 좋게 전달하는 사람’이다. 아직 경험을 쌓으면서 좋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성장하는 단계지만, 이창섭은 ‘마크’를 통해 사람의 복합적인 감정 및 사랑의 느낌을 제대로 전달했다. 그렇게 특별한 만족을 얻은 이창섭은 피처링 주자 없이, 전곡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며 완성도까지 높였다.
“다른 멤버들에 비해 작곡이 적성에 맞는 편은 아니지만, 제 노래니까 제가 쓰고 싶었어요. 예를 들어 저는 ‘에버’에서 음악과 멜로디(팬덤명)를 노래했지만, 듣는 분들은 각자가 속한 환경에 빗대어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앨범은 프니엘이 재킷을 촬영해주고, 에이핑크 초롱이 뮤직비디오에 출연해줘서 더 감사한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또 하나의 고마움을 전할 대상은 팬들이다. 입대를 앞둔 시점인 만큼 이창섭은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책임감은 더 변화하고 늘기 위한 노력으로 발전했다는 후문.
“저는 매번 변화하려고 노력합니다. 예전보다 고음이 덜해졌어도 표현이 더 풍부해진 것처럼요. 제가 계속 노래하는 것도 들어주시는 분들 덕분이잖아요. 팬 분들께 지금까지 정말 감사했고, 군대에 다녀올 때까지, 앞으로도 함께 해달라고 빌고 싶은 마음이에요.”
최근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고 이창섭은 “일이든 예술이든 절대 혼자 할 수 없다”는 교훈을 느꼈다. 이창섭의 동반자는 올해 다 같이 큐브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체결하며 미래를 약속한 비투비 멤버들이다. 이창섭이 지금 군 입대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도 평생 가수를 할 것이기 때문, 그리고 비투비로서 계속 함께 할 미래가 약속돼 있기 때문이다.
“비투비 멤버들, 그 중에서도 서은광 형은 유쾌하면서도 절대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다른 여섯 멤버가 다 은광 형에게 기댈 수 있습니다. 만약 은광 형을 만나지 못했다면 제가 가수가 되지 못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서은광 형에 이어 저도 군대를 간 뒤에도 다른 멤버들도 각자의 목표와 계획을 실현하며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최근 이창섭은 후배 보이그룹으로부터 ‘비투비를 보면서 가수의 꿈을 키웠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는 등 누군가의 롤모델이 됐다. 변함없이 이창섭은 탈색이 아닌 진짜로 흰 머리가 될 때까지, 또는 더 이상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노래하는 꿈을 꾸고 있다.
“누군가의 롤모델이 됐다는 건 그 자체로 저를 노력하게 만들어요. 내년 1월 5일과 6일 솔로 콘서트는 입대(14일) 전 마지막 스케줄이자 비투비 이창섭의 첫 번째 망년회입니다. 제게는 비투비 1막(1분기)을 정리하는 느낌이에요.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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