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아카데미 1기 500명 입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정수원(26)씨는 홈페이지 관리 업무를 맡았다가 우연히 파이썬, C++ 등 컴퓨터 언어에 흥미를 느껴 독학을 시작했다. 그러나 비전공자 혼자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정씨는 “지난 10월 친구 권유로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알게 된 뒤 진로를 과감히 바꿨다”며 “비전공 출신 개발자로 우뚝 서기 위해 1년간 다양한 능력을 발굴해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삼성전자는 10일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1기 교육생 500명이 본격적으로 교육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가 후원하는 이번 아카데미는 삼성전자가 8월 발표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방안 중 하나로, 참가자들에게는 무료 소프트웨어 교육에 더해 매달 교육 지원비 100만원이 제공된다. 삼성전자는 매해 두 번씩 신입생을 뽑아 향후 5년간 1만명의 청년 소프트웨어 인력을 양성해낼 계획이다.
목표는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키워내는 것이다. 삼성 측은 현장이 원하는 인재상을 분석하기 위해 프랑스의 ‘에꼴42’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보기술(IT) 교육기관의 프로그램을 참고했다. 자문 교수인 이상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축사를 통해 “아카데미의 1년 과정은 일반 대학 소프트웨어 전공 과정을 축약해놓은 것인 만큼, 처절하게 노력하다 보면 1년 만에 우리 시대에 가장 필요한 소프트웨어 인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교육은 서울 대전 광주 구미 등 전국 4곳에서 진행되며, 만 29세 이하인 4년제 대학교 졸업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채용 연계형 교육은 아니지만, 각 학기 종료 후에는 개인별 수준과 적성에 맞게 진로 코칭과 취업 특강 등이 제공된다. 성적 우수자에게는 삼성전자 해외 연구소에서 실습할 기회도 주어진다.
삼성전자와 함께 교육을 담당할 소프트웨어 교육 전문 기업 멀티캠퍼스 유연호 대표는 “몰입형 코딩 교육과 자기주도적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어디에서도 취업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기 교육생은 두 학기에 걸쳐 12개월간 교육이 이어지며, 2기 교육생 500명은 내년 5월 중 모집을 시작할 예정이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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