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멤버 겸 배우 도경수가 영화 '스윙키즈'를 통해 브로드웨이 최고의 댄서이자 배우인 자레드 그라임스를 만난 소감을 밝혔다. 미국 유명 안무가 토니 테스타와 특별한 인연도 고백했다.
도경수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자레드 그라임스는 어마어마한 분이었다. 엑소 노래 중에 '중독'이랑 '늑대와 미녀'라는 곡이 있는데, 토니 테스타라는 분이 안무 연출을 했다. 그분도 미국에서 무척 유명한 분이다. 그런데 자레드 그라임스와 굉장히 가까운 사이더라"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이어 "두 분 모두 손꼽을 정도로 유명한 안무가다. 토니 테스타에게 안무를 먼저 배웠는데, 그땐 학생이었다면 이번엔 작품에서 동등하게 같이 춤을 추는 거 아닌가. 토니 테스타에겐 가르침을 받았는데 자레드 그라임스랑은 같이 영화를 만들어 나가는 거니까 너무 영광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보면서 배우는 것도 많았다. 그냥 '선생님이다' 생각하고 했다. 실제로도 많이 가르쳐줬다. 이번 작업이 너무 재밌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도경수는 "두 사람의 친분을 감독님도 몰랐는데, 자레드 그라임스가 '너네 안무를 내 친구가 했다'고 하더라. 진짜 깜짝 놀랐다. 실제로 엄청 친하더라"며 "영화 하는 도중에도 계속 연락을 하더라. 둘이 많이 만나고 영화 얘길 많이 했다더라"고 밝혔다.
극중 도경수는 로기수, 자레드 그라임스는 잭슨 하사 역을 맡았다. 로기수는 잭슨의 춤을 우연히 보고 심장이 터질듯한 열정에 사로잡힌다. 자레드 그라임스는 탭댄스를 직접 안무하기도 했다.
"춤은 본인이 안무한 거에요. 컷마다 항상 달랐어요. 그분(자레드 그라임스)은 그냥 프리스타일로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분이라서 안무가 짜여 있지 않았고 항상 다르게 탭을 했죠. 감독님이 디렉션을 주지 않았어요. 뭐라 할 수가 없을 정도니까요.(웃음)"
로기수는 초반에 엉성한 댄스를 선보이다가 점차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피나는 노력으로 탭댄스를 익힌 도경수가 일부러 어색하게 춤을 추는 게 힘들진 않았을까.
"그게 더 쉬웠어요. 제가 못했을 때의 기억이 많이 나더라고요. 못할 때 내가 어떻게 췄는지도 거울을 봐서 알기 때문에 그 기억으로 영화에서 편하게 연기 할 수 있었어요. 오히려 잘하는 게 쉽지 않았죠."
도경수는 자레드 그라임스와 함께 탭댄스를 추며 에필로그를 장식하는데,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기도 했다.
"잭슨과 둘이 탭댄스 추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은 제가 연습을 정말 많이 했어요. 탭댄스 할 때 소리가 몇 개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연습실에서 혼자 연습하면서 소리가 거의 안 빠질 정도로 제가 췄어요. 그때 쾌감을 느꼈죠. 촬영 순서로는 후반이었어요."
아이돌 그룹 출신이긴 하지만, 영화에서 캐릭터의 섬세한 감정을 춤으로 표현해야 하는 게 어렵진 않았을까.
"그게 쉽지만은 않았지만 너무 어렵지도 않았어요. 춤이긴 한데 제가 연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짜여져 있던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게 감독님이 풀어줬거든요. 답답한 감정이 들 땐 어떤 동작을 해야 관객들이 볼 때 공감을 할지 많이 연구를 했어요."
심적 부담도 됐을 법 하지만, 도경수는 캐릭터에 몰입한 스스로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고민을 많이 하긴 했지만 제가 일상에서 살아가면서 스트레스 받았던 거나 압박을 받은 거에 대한 경험을 생각하면서 했어요. 해소했을 때의 기분들이나 그런 걸 생각했어요. 그 신을 찍을 땐 오로지 '나'를 생각하며 연기했어요. 제가 (느끼는 대로) 표현을 한다면 보는 분들도 공감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촬영 전 '백야'라는 영화를 참고하기도 했다. 강형철 감독의 추천 때문이었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분이 유명한 탭댄서인데, 저는 사실 이런 영화가 있단 건 알지만 보고 배울 수는 없었어요. 그분의 발을 보면 어떻게 하는지조차 모르겠더라고요. 하하. 다만 행동적인 걸 많이 배웠죠. 발을 구르면서 상체를 쓰고 그런 건 도움이 됐어요."
한편 '스윙키즈'는 1951년 거제도 포로수용소, 오직 춤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오합지졸 댄스단 스윙키즈의 가슴 뛰는 탄생기를 그린 영화다. 도경수, 박혜수, 자레드 그라임스, 오정세, 김민호가 출연한다.
극중 도경수는 스윙키즈 댄스단의 트러블 메이커 로기수 역을 맡아 춤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보여줬다.
'과속스캔들' '써니' 등을 연출한 강형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오는 19일 개봉한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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