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HLB의 이름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을 듯 하다. 핫해지기 위해 먼저 허슬러가 된 HLB가 특별한 음악과 꿈 이야기를 전했다.
HLB는 지난달 데뷔 앨범 'F.M.F'를 발표하고 래퍼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 보면 익숙하지 않을 이름과 앨범명은 특별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핫티스트 리빙 베이비(Hottest Livin Babe)', 즉 살아있는 것 중 가장 뜨거운 사람 HLB는 '프롬 마이 패밀리(From My Family)', 가족에게 물려 받아 꾸미지 않은 것들을 데뷔작에 담아냈다.
습작을 시작하면서 첫 가사로 쓴 '핫티스트 리빙 베이비'는 곧 HLB의 예명이 됐다. 소속사 선배 이든과 함께 프로듀싱 팀 Eden-ery와 13의 멤버로 활동하면서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했고, 그러던 중 모델 활동도 병행하다가 이번 'F.M.F'를 통해 정식 데뷔한 것. HLB는 이런 과정들을 "멋지고 핫해지는 꿈"을 향한 노력들이라고 설명했다.
"제 꿈은 HLB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대명사처럼 느껴질 만큼 핫해지는 거예요. 시기와 트렌드가 필요한 아이콘보다 어떤 랜드마크가 되면 좋겠어요. 모델 활동은 좋은 기회에 감사하게 시작한 일이고, 지금은 저의 뿌리인 음악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모든 일의 베이스가 자존감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여러 방식으로 저를 표출하고 싶어요."
그 중에서 HLB가 자기자신을 이해하고 만든 'F.M.F'의 의미는 더욱 특별하다. 타이틀곡 '천당 아래 청담'부터 수록곡 '쇼핑백'과 '신여성'까지 트렌디한 곡들로 이뤄진 앨범이다. 대치동에서 자라 최근 청담으로 이사한 HLB는 "나라는 캐릭터라고 생각하는 음악"을 편하고 재치 있게 담았다. HLB의 생각이 어떻게 표현됐는지 직접 들어봤다.
"청담동이 약간 선입견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면 그렇지 않은 부분도 많거든요. 저도 의외의 면이 많고요. 사실 '신여성'과 '쇼핑백'은 1년 쯤 전에 작업한 곡인데 콘셉트를 잡는 과정에서 비슷한 느낌의 '천당 아래 청담'을 타이틀곡으로 정했습니다. 저는 제가 만든 결과물에 애정이 넘쳐요. 모든 노래에 사랑을 담았습니다."
스타일리쉬한 느낌은 HLB가 프로듀서로서 활동하며 쌓아온 내공에서도, 평소 올드스쿨을 접목시켜 풀어나가는 패션감각에서도 묻어난 결과다. 프로듀서 HLB가 각 가수들에게 맞춤형 옷을 입혀주고 있다면, 싱어송라이터 HLB는 자신만의 색깔과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지금과 앞으로의 모습들이 그 자체로 HLB의 스타일이라는 것.
"제 일상은 스스로에게 각박할 정도로 매일 작업과 운동을 반복해요. 초등학생 때부터 십년 넘게 저녁을 안 먹고 있을 정도로 오기가 강한 편입니다. 그만큼 매일매일 저 자신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요. 3년 전부터 허슬러로 마음가짐을 바꿨거든요. 아직은 어리지만 항상 핫하려면 늘 프레쉬해야 한다는 생각에 정말 열심히 살고 있어요."
이런 바쁜 생활의 원동력이 되어주는 건 HLB의 큰 꿈이다. HLB가 생각하는 워너비 스타들도 있을까. 박재범, 원빈, 스눕독, 콘래드 힐튼 등 얼핏 보면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이들이 답변으로 돌아왔다. HLB는 "설명이 필요없는 분들"이자 "각자 스타일과 가치관이 확실하다는 것"을 공통점으로 꼽았다. 핫하고 싶은 HLB의 바람도 느껴진다.
"박재범 선배님과 컬래버레이션을 해보고 싶어요. 원빈 선배님은 전체적인 부분이 정말 멋있어요. 스눕독 선배님의 노래는 10년 넘게 즐겨 듣고 있습니다. 콘래드 힐튼 회장님은 무에서 유를 만든 분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제 최종 목표는 '잘 되는 것'입니다. 제게 돈보다도 우선이 될, 많은 사람들의 인정과 스포트라이트를 얻고 싶어요."
분명한 목표를 위한 HLB의 다음 행보는 앨범 준비다. 내년 상반기 발매를 목표로 재밌는 걸 추구하고, 같은 맥락에서 공연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저 자신은 믿지만 작업물에 대해 늘 의심하면서 조금씩 저를 알려갈 예정이에요. 진지하게 제 얘기도 해보고 싶지만, 아직은 조금 더 재밌는 음악을 할 때라고 생각해요. 몸이 안 힘들면 정신이 힘들다는 생각으로, 매일 작업을 안 하면 큰일 난다는 마음가짐으로, 앞으로도 계속 허슬하면서 경쟁력을 갖추고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게요."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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