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4선의 나경원(서울 동작을), 3선의 김학용(경기 안성) 의원 간 양자대결로 확정됐다. 계파로는 잔류파ㆍ친박계와 복당파ㆍ비박계간, 지역으로는 수도권 출신 의원간 대결구도가 만들어졌다. 때문에 중립 및 영남권 의원들의 표심이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던 4선의 유기준(부산 서구동구), 3선의 김영우(경기 포천ㆍ가평) 의원은 이날 후보 등록을 포기했다.
원내대표 후보 등록 마감일인 9일 나경원 김학용 의원은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로 각각 재선의 정용기(대전 대덕), 초선의 김종석(비례대표) 의원을 확정하고, 후보 등록을 마쳤다. 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선 구청장과 재선 의원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 경험이 묻어나는 정책을 만들 수 있는 정용기 의원을 정책위의장 후보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민주자유당(현 한국당) 공채 1기 출신의 정 의원은 대전 대덕구청장을 두 번 지냈고, 2014년 보궐선거 때 19대 국회에 입성해 20대 재선에 성공했다. 중앙은 물론 지역까지 두루 경험한 ‘현장통’이라는 게 최대 장점이다.
김학용 의원도 역시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국민이 인정하는 최고의 경제전문가 김종석 의원이 문재인 정권의 독주를 막아낼 강한 한국당을 만들기 위해 저와 함께 뛰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수 출신인 김종석 의원은 2015년 김무성 대표 체제 아래서 원외 인사로는 이례적으로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냈고, 20대 국회에 입성해서도 당 정책위부의장을 맡는 등 대표적인 ‘정책통’으로 꼽힌다. 현재 비상대책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원내대표 경선이 나경원 김학용 의원간 대결로 압축되면서 계파간 대결양상도 짙어지게 됐다. 나경원-정용기 조합이 잔류파ㆍ친박계 지지를, 김학용-김종석 조합이 비박계ㆍ복당파 지지를 주로 등에 업고 있기 때문이다. 출신 지역으로는 충청 출신인 정용기 의원을 빼면 모두 수도권으로, 영남 출신 의원은 어디에도 없다. 112명의 당 소속 의원 중 대구ㆍ경북(TK)과 부산ㆍ울산ㆍ경남(PK) 등 영남권 의원이 46명으로 전체 41%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낯선 모습이다. 20대 국회 들어 정진석 정우택 김성태 등 수도권 및 충청 출신 원내대표가 대세였지만, 지역별 표심 때문에 영남권 의원들이 적어도 정책위의장 후보로는 이름을 올렸다. 당의 한 관계자는 “영남 출신 의원들이 어느 후보 쪽에도 들어가 있지 않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굳이 따지자면 영남의 중립 성향이라고 하는 의원들 표심에 승부가 기울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은 11일 실시된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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