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 창업주의 딸인 멍완저우(孟晩舟) 최고재무책임자(CFO) 체포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미국 정보통신(IT)기업 시스코는 중국의 보복을 우려해 직원들에게 중국 여행 자제령을 내렸고, 중국인들은 일방적 조치에 분노해 미국산 제품 불매 운동에 나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9일 “시스코가 지난 7일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불필요한 중국 여행을 자제하도록 당부했다”고 전했다. 논란이 일자 “실수로 보냈다”고 시스코 측은 해명했지만 중국 또한 이번 사태에 맞서 미국 기업인을 체포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SCMP는 “중국이 보복조치의 일환으로 외국 기업 대표를 구금한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미국의 행동을 비난하며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자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투자 컨설턴트라고 밝힌 한 중국인은 애플의 아이폰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망치로 부수는 격한 영상을 찍어 올리며 전세계를 상대로 ‘아이폰 보이콧’을 촉구했고, 다른 네티즌은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지도, 미국으로 여행을 가지도 말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캐나다 정부는 1일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캐나다에 머물던 멍 CFO를 체포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8일 주중 캐나다 대사를 초치해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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