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첫 국장 탄생 이어 비밀 공작 책임자도 여성 임명
비밀 공작이 이뤄지는 살벌한 스파이 세계에서도 여성들의 지위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들어 미국 중앙정보국(CIA)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국장이 탄생한 데 이어 CIA의 해외 비밀 공작을 지휘하는 책임자에도 여성이 처음 임명됐다.
CIA는 34년 경력의 베테랑 엘리자베스 킴버가 CIA의 작전 부서를 맡게 될 것이라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작전 부서는 해외 스파이를 고용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동시에 백악관이 승인한 비밀 공작을 수행하는 CIA의 핵심 부서다. 그간 이 부서 책임자는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CIA가 이번에는 전례를 깨고 공개 임명했다고 CBS 방송은 전했다. 킴버는 현재 CIA의 유럽•유라시아 미션 센터장으로서 올해 초에는 CIA 부국장 대행을 맡기도 했다. 특히 그는 러시아와 관련한 비밀 공작 업무에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나 해스펠 CIA 국장이 올해 5월 첫 여성 국장으로 상원 인준을 통과한 데 이어 그의 오른팔 자리도 여성으로 채워진 것이다.
킴버와 함께 근무했던 전직 CIA 출신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CIA 국장 대행을 맡았던 마이클 모렐은 CBS에 “킴버는 미국이 수년간 직면했던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해 작전을 수행하고 정보를 분석하는 일을 해왔다”며 “그의 임명은 CIA에서 일하는 젊은 여성들에겐 큰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킴버 밑에서 일했던 존 시퍼도 “그는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폭넓은 경험을 갖추고 있으며 높은 평가를 받아온 인물”이라며 “좋은 선택이라 생각한다”고 호평했다. CIA 고위관료 출신인 다니엘 호프만도 월스트리트저널(WJS)에 “여성이 작전 부서를 지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런 시절은 지나갔다”고 말했다. 다만 킴버가 현장의 거친 업무 경험이 적어 전쟁터 등 험지에서 일하는 작전 요원들의 신뢰를 얻기 힘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고 CBS는 전했다.
이밖에 여성인사로는 CIA 출신인 수잔 고든이 지난해 국가정보국 부국장으로 임명됐고, 미 연방수사국(FBI)에선 에이미 헤스 범죄•사이버 담당 국장보 등이 정보 수사 분야 고위직으로 활약하고 있다. 아울러 토냐 우고레츠가 조만간 FBI의 사이버 분야 부국장보로 임명될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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