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 사칭범에게 4억5,000만원을 뜯기고 자녀 취업 청탁 혐의도 들어준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네팔에서 9일 귀국했다. 윤 전 시장은 네팔 카트만두 공항을 출발해 이날 오전 4시40분쯤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공항에서 대기하던 검찰은20여분 가량의 간단한 조사와 함께 윤 전 시장의 휴대폰을 압수하고 10일 오전 출석도 요구했다.
윤 전 시장이 귀국함에 따라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 수사에도 한층 더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권 여사를 사칭한 김모(49)씨에게 사기당한 윤 전 시장은 피해자에서 피의자로 전환돼 공직선거법 위반, 직권남용, 업무방해 혐의 등을 받고 있다.지난달 16일 의료봉사를 위해 네팔로 출국한 윤 전 시장은 봉사활동 일정이 끝난 21일 이후에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 체류해 왔다.
검찰은 우선 윤 전 시장이 김씨에게 건넨 4억5,000만원의 자금 출처와 지방선거 당내 공천 연관성 등에 초점을 두고 조사 중이다.검찰은 김씨의 통장으로 보낸 돈의 성격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공천에서어떤 형태로든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윤 전 시장이 지난 3월 29일 재선 도전 의지를 표명하고 일주일 만인 지난 4월 4일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는데 이 사이에 김모씨와도 출마 여부 등을 논의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윤 전 시장은 “여성에게 사기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공직선거법 위반과 관련, 검찰에 맞서고 있는 상태다.
이와 함께김씨 자녀의 채용비리 연루도 검찰의 조사 대상이다.검찰은 앞서 김씨가 자신의 자녀들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혼외자’라고 속여 취업 청탁을 하자, 윤 전 시장이 광주시 산하기관 및 사립학교 법인 관계자에게 부탁 전화한 정황을 확보했다. 이날 검찰은 윤 전 시장 조사를 앞두고 채용 청탁 사건에 연루된 관계자 등을 소환 조사했다. 이와 관련 윤 전 시장은 “소명할 것은 소명하고 책임질 일은 책임지겠다”며 검찰 조사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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