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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기민련 새 당대표로 친메르켈 후보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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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기민련 새 당대표로 친메르켈 후보 당선

입력
2018.12.08 10:51
수정
2018.12.0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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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왼쪽) 신임 기독민주연합 당대표가 대표로 선출된 후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격려를 받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함부르크=AP 연합뉴스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왼쪽) 신임 기독민주연합 당대표가 대표로 선출된 후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격려를 받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함부르크=AP 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연임을 포기해 공석이 된 독일 집권 기독민주연합당(CDU) 당대표 자리에 메르켈 총리와 가까운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기민련 사무총장이 선출됐다. 독일 최대 당파인 기민련이 메르켈 총리의 중도 정책을 당분간 지지할 태세를 보이면서 메르켈 총리도 2021년까지는 안정적인 통치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크람프-카렌바우어는 7일(현지시간) 함부르크에서 열린 당대표 선거 2차 투표에서 517표를 얻어 482표에 그친 프리드리히 메르츠 전 원내대표를 제치고 당대표에 선출됐다. 젊은 차기 지도자로 각광을 받았던 옌스 슈판 보건부 장관은 1차 투표에서 낙선했다. 당내 우파 진영을 대변하는 슈판과 메르츠 대신 크람프-카렌바우어에게 당대표를 안긴 것은 기민련 내 메르켈 총리와 중도 진영이 여전히 우세함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메르켈 총리의 후임 경쟁에서도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는 우위를 점했다. 최근 기민련과 바이에른주 지역정당인 기독사회연합(CSU)의 동맹이 지지율을 잃고는 있지만 여전히 독일 정계 내에서 가장 강력한 ‘빅 텐트’ 정당의 당대표직은 미래 권력의 확실한 발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는 당내 경쟁자 메르츠와 슈판은 물론, 사회민주당의 안드레아 날레스 대표나 올라프 숄츠 부총리 같은 잠재적 경쟁자들도 여론조사에서 압도하고 있다.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가운데)가 기민련 대표선거 승리 후 경쟁자인 프리드리히 메르츠(오른쪽), 옌스 슈판(왼쪽)과 한 자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함부르크=EPA 연합뉴스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가운데)가 기민련 대표선거 승리 후 경쟁자인 프리드리히 메르츠(오른쪽), 옌스 슈판(왼쪽)과 한 자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함부르크=EPA 연합뉴스

하지만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가 메르츠 전 원내대표와의 대결에서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둔 것은 기민련 내 대결구도가 여전함을 드러냈다. 볼프강 쇼이블레 연방의회 의장이 당내 불문율을 깨고 메르츠를 공개 지지하고, 페터 알트마이어 경제에너지장관이 이에 대응 차원에서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의 편에 서는 등 이번 당대표 선거는 치열하게 진행됐다.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로서는 당내 분열을 봉합하고 기민련 우측에서 메르켈 총리를 중도로 규정하며 지지율을 끌어 모은 독일대안당(AfD)의 도전에 대응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2011년부터 7년간 독일 서부의 작은 주 자를란트주 총리를 지낸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는 서부 자를란트주 총리로 7년간 재임하면서 경쟁 정당인 사민당에서조차 뛰어난 조율자로 평가를 받았으나, 독일 연방 전체적으로는 비교적 덜 알려진 인사였다. 그러나 올해 메르켈 총리의 지지로 신임 사무총장에 오르면서 단숨에 정가의 핵으로 떠올랐고 ‘미니 메르켈’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의 정치 성향은 메르켈 총리와 비교해 사회 의제에서는 보수, 경제 의제에서는 진보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동성혼 합법화에 반대했고 이민자 문제에서도 메르켈 총리보다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반대로 1990년대 자를란트주 철강ㆍ석탄업계의 쇠락을 경험했기에 경제 정책은 정부 개입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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