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청춘을 담은 ‘아모르파티’가 감동과 재미를 잡고 ‘미우새’를 넘는 가족 예능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는 tvN 새 예능 ‘아모르파티’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청아, 허지웅, 배윤정, 나르샤, 하휘동을 비롯해 연출을 맡은 이민정 PD가 참석했다.
오는 9일 첫 방송되는 ‘아모르파티’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살아가는 스타들을 홀로 키워낸 홀어머니, 홀아버지들이 함께 여행을 떠나, 싱글의 황혼들이 모여 청춘을 되찾아가는 모습을 담아내는 프로그램이다.
이민정 PD는 이날 ‘아모르파티’ 기획 의도에 대해 “아모르파티라는 제목은 김연자 선생님의 곡에서 따왔으며, 그 속에 담긴 철학적 의미는 한참 후에 알았다. ‘아모르파티’ 가사가 프로그램 기획의도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했다”며 “누군가의 어머니, 아버지라는 타이틀을 떼고 숫자를 버렸을 때 아직 남아있는 청춘의 열정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 모습을 자녀들이 보면서 항상 희생하고 헌신하던 부모님이 아닌 한 사람으로서 가지고 있는 열정을 이해했으면 하는 마음에 기획했다”고 말했다.
또 이 PD는 프로그램만의 차별점에 대해 “부모님들의 청춘을 소재로 다룬 프로그램들이 다수 존재하는 건 알고 있다”고 말한 뒤 “저희만의 차별점은 혼자 계신 부모님들이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분들과 여행을 간다는 콘셉트고 자식들이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된다는 게 포인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아모르파티’는 자식들이 부모님의 황혼 여행을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는 포맷을 선보인다. 이에 일각에서는 SBS ‘미운우리새끼’의 역버전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민정 PD는 “‘미우새’의 역버전이 맞다”며 “‘미우새’가 싱글 자녀들을 어머님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거라면 저희는 반대의 프로그램이다. 제가 ‘미우새’의 애청자로서 그 프로그램이 가졋던 가장 큰 매력은 어머님들의 거침없는 입담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큰 부분들을 최대로 끌어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앞서 ‘미우새’에 어머니와 함께 출연하기도 했던 허지웅은 “‘미우새’의 역버전이라는 설명을 들었다면 할 이유가 없었을 것 같다”며 “그런데 귀에 쏙 들어왔던 건 어머니를 여행 보내드리고 억지스러운 연출이 없을 거라고 보장해주셨던 거였다. 그래서 함께 하게 된 거였다”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 ‘미우새’와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조금 더 넓은 보편성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모두가 부모님은 아니지 않나. 그런데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자식이다. 보시면서 분명히 우리가 보면서 원래 예상했던 것 외의 다른 것들을 발견하는 장면들이 있을 텐데 아마 그 장면들에서 비슷한 감정을 느끼시지 않을까 싶다”고 프로그램의 차별성을 덧붙였다.
‘아모르파티’의 스튜디오에는 다섯 명의 출연진들과 함게 MC 강호동이 함께한다. 이민정 PD는 강호동의 섭외 이유에 대해서는 “부모와 자식의 입장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MC를 찾던 중 강호동 씨를 찾아갔는데 프로그램의 취지를 들으시고 단번에 이해하셨다”라며 “‘어른이라는 건 없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던 게 기억에 남는데 ‘내년에 50인데 아직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런데 부모나 어른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 때문에 그렇게 사는 거 아닌가 싶다. 아마 무덤에 들어갈 때 쯤 자기가 어른이 아니고 속았다고 생각할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 이야기를 듣고 저희 프로그램의 적임자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모르파티’에는 출연진 외에도 박지윤과 하이라이트 손동운이 여행 인솔자로 출연한다.
이민정 PD는 “박지윤 씨는 실제로 여행에 굉장히 일가견이 있으신 분이고 10년차 며느리시다 보니까 어른들이 여행 중에 일어날 수 있는 불편함이나 애로사항을 잘 보듬어서 인솔해 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섭외 이유를 밝혔다.
이어 “또 일반인 어머님, 아버님이시기 때문에 서포트를 해 주실 또 다른 분이 필요했는데 막내아들처럼 살갑고 다정다감하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람으로 동운 씨를 떠올렸다”고 말한 이 PD는 “부모님들은 곱게 생긴 막내아들이 생긴 것 같다고 많이 좋아하셨다. 촬영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모르파티’의 출연자인 나르샤, 이청아, 배윤정, 하휘동, 허지웅은 부모님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여행기를 함께 지켜보게 됐다.
하휘동은 출연 소감에 대해 “프로그램을 부모님과 함께 TV에 출연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있었다”면서도 “막상 촬영을 하고 나니까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부모님이 여행을 가셔서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했다. 제가 못 보내드린 여행을 프로그램에서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 부모님이 TV에서 저희를 보셨을 때 어땠을까 하는 마음도 느꼈던 것 같다. 따뜻하고 즐거운 촬영이었다”라고 말했다.
나르샤 역시 “사실 그 동안 스스로 엄마에 대한 결론을 너무 살았던 것 같더라. 우리 엄마는 TV 나오는 걸 힘들어 할 거라고 생각했고, 노파심도 있었는데 ‘아모르파티’를 함께하지 않았으면 평생 후회했겠다 싶을 정도로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서 부모님들이 많은 걸 얻어가지 않았나 싶다. 하길 잘했다”라고 말했다.
이청아는 “저는 재작년까지만 해도 예능을 굉장히 무서워하고 경계했던 것 같다. 혹시 제가 배우라는 일을 하고 있는데 한계가 생기지 않을까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아버지께서도 예능에 대한 노파심을 피력하셨었다”며 “그런데 이번 프로그램 출연 제의를 받은 뒤 아버지께 여쭤보니 예능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셨더라. 덕분에 함께 출연할 수 있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서 친구 분들도 많이 생기셨으면 했고,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어머니에게 집중했던 부분이 있는데 이제는 아버지 인생 2막을 펼치셨으면 하는 마음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배윤정은 “어머니가 조금 불편해 하셨으면 절대 이 프로그램을 하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어머니가 오히려 너무 좋아해주셔서 출연하게 됐다”고 출연 계기를 밝힌 뒤 “혹시나 저희 어머니가 말씀이 많으셔서 말실수를 할까봐 염려는 있었지만 좋게 봐 주셔서 즐겁게 촬영했다. 뜻밖의 효도를 한 기분이라 프로그램에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촬영 중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하휘동, 나르샤, 이청아, 허지웅, 배윤정과 부모님으로 1기 멤버를 꾸린 ‘아모르파티’는 2기 섭외도 마친 상황이다. 이민정 PD는 “현재 2기까지는 섭외가 끝났고 다음 주에 촬영을 나간다”며 “2기까지는 잘 마무리 할 예정이고, 반응이 좋아서 3, 4기까지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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