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요리사 출신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ㆍ가명)씨가 일본 체류 중 세 차례 북한을 방문한 것은 북한 측의 지시에 따른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교도(共同)통신은 7일 이 같은 주장이 일본 경찰이 북한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사이타마(埼玉)현에 거주하는 조선 국적 남성을 지난 6월 사기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은 2016년 11월 일본인 지인에게 다른 일본인 명의의 신용카드를 사용해 나리타(成田)공항 면세점에서 물품을 구입하도록 한 뒤 이를 건네 받은 혐의를 받고 있지만, 수사 과정에서 후지모토씨와 통화하고 접촉한 사실에 드러났다.
수사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후지모토씨가 지난 2012년과 2016년 총 세 차례 북한을 방문했고, 후지모토씨의 방북에 대해 “본국(북한) 지시를 받은 것”이라고 진술했다. 그는 후지모토씨가 2012년 7월 북한을 방문할 때 동행했고 2016년 4월과 8월 방북 시에는 후지모토씨를 중국 베이징(北京)공항에서 맞이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경찰은 이와 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이 남성이 일본에서 북한 지시를 받아 공작활동을 벌이고 있는 핵심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후지모토씨는 1989년부터 2001년까지 13년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를 담당했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렸을 때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의 요리사를 그만둔 2001년 북한을 떠났으나 11년 만인 2012년 7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 바 있다. 그러나 같은 해 9월 평양에 거주하는 부인의 병문안을 위해 방북을 추진했을 때에는 북한 측으로부터 입국을 거부당한 적이 있다.
2016년 4월 방북했고 같은 해 8월 북한에 들어간 이후로 일본으로 귀국하지 않은 채 지난해 1월 평양에 일본 음식점을 차린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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