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극장가는 20대 관객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 사회를 강타한 ‘보헤미안 랩소디’ 신드롬도 20대 관객의 힘이었다.
멀티플렉스체인 CGV는 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2018 하반기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올해 영화 시장의 주요 특징으로 20대 관객의 증가를 꼽았다. 20대 후반(25~29세) 관객의 비율은 한국 영화 시장이 연간 관객 2억명 시대를 연 2013년과 비교해 18%에서 22%로 4%포인트 증가했다. 동영상 스트리밍업체(OTT) 넷플릭스와 IPTV 같은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에 20~30대 관객을 빼앗겨 영화 시장에 위기가 닥칠 거라 우려했지만 오히려 정반대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20대 관객은 관람 편수도 많았다. 올해 20대 후반 관객은 21.7%, 20대 전체 관객은 37.7%로 최근 6년 사이에 가장 높았다. 이들은 장르의 신선함, 소재의 독특함, 공감대, 가성비 같은 키워드에 호응하는데 올해 이런 시도가 많아진 것이 20대 관객 증가에 긍정 요소로 작용했다. 20대 관객 비율이 40%를 넘긴 ‘완벽한 타인’과 ‘암수살인’ ‘탐정: 리턴즈’ ‘독전’ ‘마녀’의 경우엔 관객수 300만명 이상 동원하며 올해 한국 영화 흥행 10위 안에 들었다. 이승원 CGV 마케팅 담당은 “20대 관객이 영화 흥행을 견인하고 있다”며 “20대를 극장에 붙잡아 두기 위한 새로운 시도와 맞춤형 마케팅이 극장가 화두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20대는 극장가 풍경까지 바꾸고 있다. 바로 ‘팬덤 문화’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개봉 초기 40~50대 팬층에서 소비됐지만 점차 젊은 세대로 확대돼 지금은 20~30대 관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극장 기술과의 만남도 시너지를 냈다. 노래를 따라 부르는 싱어롱 버전에 극장 3면을 영상으로 둘러싼 스크린X가 결합됐을 경우 주말 좌석 점유율이 80% 넘게 치솟았다.
17년 만에 재개봉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도 팬덤의 지지를 받은 작품이다. 4DX 버전으로만 개봉했는데도 26만명을 동원했다. 재개봉 영화 중 흥행 3위다. 당초 가족 관객이 타깃이었으나 ‘해리포터’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낸 20대 관객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개봉 12일 만에 30만 관객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은 방탄소년단 다큐멘터리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의 재관람률은 10.5%로, 10만 이상 영화 중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승원 담당은 “팬덤 현상은 하반기 영화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준 특별한 현상이었다”며 “영화를 보는 게 아니라 경험하기를 원하는 관객들의 요구와 극장 특화관 전략이 시너지를 이룬 결과”라고 분석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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