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동력으로 ‘스마트시티’ 사업 낙점
국내 대표 한글 워드프로세서인 ‘한컴오피스’(구 아래아한글)를 대표 상품으로 성장해 온 1세대 정보통신(IT)기업 한글과컴퓨터그룹(이하 한컴그룹)이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스마트시티’를 낙점했다. 방위산업, 교통, 로봇 등 하드웨어(HW) 관련 업체들을 사들이며 덩치를 키우더니, 소프트웨어(SW)와 HW 기술을 접목하는 그룹사 간 시너지를 발휘해 스마트시티 플랫폼을 내놓겠다는 포부를 공개했다.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은 6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열린 ‘신사업 전략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그룹 내 전 계열사가 신사업 방향을 스마트시티에 초점을 두고 추진할 것”이라며 “2020년까지 그룹 전체 매출의 50%를 신사업으로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한컴그룹은 오피스SW를 운영하는 한글과컴퓨터를 포함해 △한컴시큐어(통합보안 솔루션) △한컴지엠디(모바일 포렌식) △산청(첨단 개인 안전장비) △한컴텔라딘(통신모듈) △한컴유니맥스(항공전자 솔루션) △한컴MDS(기계 제어 솔루션) 등 다양한 영역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각 사의 역량을 집중해 ‘한컴 스마트시티 통합 플랫폼’을 선보이겠다는 게 한컴그룹의 계획이다.
한컴 스마트시티 통합 플랫폼에는 도시 곳곳에서 빅데이터를 수집ㆍ분석하는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네오아이디엠’과 ‘씽스핀’이 탑재된다. 또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산 저장해 보안과 신뢰를 확보하는 블록체인 플랫폼 ‘한컴 에스렛저’와 실시간으로 데이터 현황을 공유하는 관제 플랫폼 ‘한컴 인텔리전트 시티 플랫폼’도 포함된다. IoT 감지기로 수집하는 데이터를 클라우드 환경에서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고 블록체인으로 관리하는 게 큰 그림이다.
AI 영역 대표 서비스는 ‘디지털시민시장실’과 한글 통ㆍ번역 솔루션 ‘지니톡’이다. 서울시장 집무실에도 설치된 디지털시민시장실 시스템은 서울시 폐쇄회로(CC)TV와 각종 감지기가 포착하는 교통현황, 공기품질, 수질 오염도 등이 그래픽으로 표시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한국어를 기반으로 영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 8개 언어 음성ㆍ문자ㆍ이미지를 번역하는 지니톡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통ㆍ번역 솔루션으로 선정된 바 있고 최근에는 삼성(빅스비), SK텔레콤(누구) AI 플랫폼에도 적용됐다.
스마트시티 필수 요소인 사회안전망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 중 하나로 한컴MDS 등은 ‘스마트 호흡기’를 개발 중이다. 소방관이 화재 현장에서 공기 잔량을 확인하고 원거리에서도 구조 현장을 관제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한컴로보틱스가 물류 로봇에 초점을 맞춰 진행 중인 로봇 사업은 내년부터 가정용 로봇과 박물관 등에서 쓸 수 있는 안내용 로봇으로 확대한다.
블록체인 플랫폼 한컴 에스렛저 개발 및 고도화는 한컴시큐어가 주도하고 있다. 오순영 한컴 미래성장본부장은 “한컴 에스렛저로 전자정부와 금융,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공유 주차장 관련 기업을 추진하는 등 자율주행과 관련된 기술 마련도 준비 중이다.
김상철 회장은 “한컴 스마트시티 통합 플랫폼을 관련 기업, 연구기관, 지자체 등에 개방해 스마트시티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며 “초기 단계인 국내 스마트시티 시장을 성숙시키고 세계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계열사가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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