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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고장에 의료폐기물 소각시설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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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고장에 의료폐기물 소각시설 안 돼”

입력
2018.12.0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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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군.군의회,주민들 소각장건립 반대 한 목소리

충북괴산군의원들이 4일 의료폐기물 소각장 건립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낸 뒤 결의를 다지고 있다. 괴산군의회 제공
충북괴산군의원들이 4일 의료폐기물 소각장 건립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낸 뒤 결의를 다지고 있다. 괴산군의회 제공

유기농 메카를 꿈꾸고 있는 충북 괴산에 의료폐기물 소각장 건립이 추진되자 지자체와 지방의회, 주민들이 일제히 반대하고 나섰다.

6일 괴산군에 따르면 폐기물처리업을 하는 모 업체가 괴산읍 신기리 일원에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서를 지난달 12일 원주지방환경청에 접수했다.

원주환경청은 다음날 괴산군에 관련법 검토를 요청했고, 군은 법률 검토와 주민의견 수렴을 거쳐 같은 달 26일 소각시설 설치 불가 입장을 전달했다.

3일 뒤 이차영 괴산군수와 신동운 괴산군의회 의장은 원주환경청을 방문해 건립 반대 입장을 재차 전했다.

이 소각시설은 요양원 침구나 환자복 등 일반 의료폐기물과 소독주사기, 알코올 솜 같은 위해 의료폐기물을 하루 최대 86.4톤 처리할 수 있는 규모다.예정지는 현재 신기리에서 철근조립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 부지로 알려졌다. 이곳 인근에는 주민 집단취락지와 중원대학교, 학생군사학교 등이 자리잡고 있다.

괴산군이 강력 반발하는 이유는 청정 괴산 이미지를 추락시킬 수 있고 주민피해까지 우려되기 때문이다. 괴산군은 청정 자연을 내세워 일찍부터 유기농을 지역 전략산업을 키웠다. 2012년 전국 최초로 ‘유기농업군’을 선포한 데 이어 2015년에는 세계유기농엑스포를 개최했다. 현재는 아시아유기농지방정부협의체(ALGOA)의장국을 맡아 아시아 유기농 중심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의료폐기물 소각장이 들어서면 청정 이미지 퇴색으로 유기농 육성에 막대한 차질이 생긴다는 것이 군의 판단이다.

괴산군의회는 지난 4일 회의에서 의료폐기물 소각장 건립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성명에서 군의원들은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은 폐기물 수집·운반·보관 과정에서 2차 세균감염의 위험이 크고 소각 과정에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등 환경오염물질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주장했다.

신기리 주민들은 최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게시판에 ‘괴산 의료폐기물 처리업체 설치 반대’라는 글을 올려 정부 도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이차영 괴산군수는 “괴산군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해 친환경 농특산물을 육성하고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군의 정책기조를 흔들고 주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시설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원주환경청은 이달 12일까지 검토 결과를 업체에 통보해야 한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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