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이 쏟아낸 태양광 뉴스다. ① 서울시 태양광 사업은 특혜의 온상이다. 친여권 성향 협동조합이 서울시 보조금의 절반 이상을 가져갔다. ②정부가 10조원 들여 만든 새만금 간척지를 태양광으로 뒤덮으려 한다. ③납 비소 등 유해 중금속이 들어 있는 태양광 패널에 아무런 대책이 없다. 20년 뒤엔 새만금 간척지에서만 1톤 트럭 15만대 분량의 태양광 폐기물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④태양광 발전은 비용이 많이 들고 설비 이용률이 15%에 불과해 효율성이 떨어진다.
□ 민주언론시민연합은 태양광 뉴스가 대부분 ‘가짜’라는 모니터링 결과를 내놓았다. ①‘친여 이력’ 외 ‘특혜’라는 증거가 없다. 서울시 보조금은 시민들이 업체를 선정해 신청하면 지원한다. 소비자가 효율적인 제품을 선택한 결과다. ②새만금 태양광 부지는 전체 개발 예정 면적의 10분의 1도 안 된다. 현 후보지는 아직 매립이 끝나지 않은 지역이다. ③태양광 패널은 재활용 가능한 유리(76%), 고분자(10%), 알루미늄(8%) 등으로 돼 있다. 납은 0.1% 미만이다. ④태양광 발전은 핵의 위험성 탓에 시작됐다. 비용도 저렴해졌다.
□ 환경론자에게 ‘태양광은 절대선(善), 원전은 절대악(惡)’이다. 원전 기득권자에게 ‘태양광은 절대악, 원전은 절대선’이다. 국민은 헷갈린다.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가. 진실은 태양광과 원전 중간 어디쯤에 있을 것이다. ‘찬핵(贊核) 여론전’을 펴는 세력은 원전의 파괴적인 위험성과 완벽한 처리가 어려운 핵폐기물 문제, 그리고 한국이 석유 가스 우라늄 등 비싼 발전소 연료를 모두 수입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애써 무시한다. ‘탈핵(脫核) 찬성파’는 우리 국토가 좁고 70%가 산지라는 태양광에 불리한 조건에는 눈감는다.
□ 한국은 비싼 땅값과 산지 개발 탓에 태양광 생산비용이 많이 드는 편이다. 그럼에도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는 우리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에너지혁명 2030’을 쓴 토니 세바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태양광과 풍력이 2030년까지 화석 및 원전을 완전히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일조량이 풍부한 미국에선 태양광의 경제성이 원자력ㆍ가스ㆍ석탄 발전을 앞섰다. 태양에너지를 저장했다 나중에 쓸 수 있는 기술도 등장했다. ‘탈원전ㆍ재생에너지 확대’라는 방향하에 에너지 전환 속도와 효율성을 함께 고민하는 게 옳다.
고재학 논설위원 goindol@hankookilbo.com
※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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