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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탓인 줄로만 알았더니… 주먹구구 ‘전통시장 청년몰’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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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탓인 줄로만 알았더니… 주먹구구 ‘전통시장 청년몰’ 사업

입력
2018.12.06 14:52
수정
2018.12.0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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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감사 결과

허술한 선정 기준ㆍ경직된 사업 지원 기간 탓에

청년 상인 피해 속출… 2년 만에 공실 24→92곳

충남 천안시 명동대흥거리의 청년몰 '흥흥발전소' 개소를 기념하는 현판식이 2017년 10월 27일 열리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충남 천안시 명동대흥거리의 청년몰 '흥흥발전소' 개소를 기념하는 현판식이 2017년 10월 27일 열리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 취업난 해결,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던 ‘전통시장 청년몰’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그 결과 점포 3곳 중 한 곳이 문을 닫았다.

6일 공개된 ‘전통시장 청년몰 사업’ 감사 결과에 따르면, 감사원이 2016, 2017년 두 해 동안 청년몰로 선정된 26개 시장 내 점포 297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빈 점포 수가 2016년 24개(공실률 8.1%)에서 올해 92개(31.0%)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몰은 전통시장에 방치된 공간을 개조해 청년 상인들에게 임대해주는 사업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016년부터 시행했다. 상인들이 유휴공간을 찾아 사업을 신청하면, 중기부가 적정성 평가를 거쳐 몰 단위로 ‘사업대상지’를 선정한다. 여기에 입점한 청년들은 최소 1년 동안 임대료나 인테리어ㆍ홍보 등 비용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 청년들에게는 창업 자금이, 전통 시장엔 젊은 감각이 생기는 ‘윈윈’ 구조다.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온 인천 중구 신포시장 청년몰이 대표적이다. 2년 동안 총 384억1,400만원의 사업비가 배당됐다.

문제는 사업자가 적격인지 평가할 기초 기준조차 마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유휴공간을 청년몰로 개조하기 위해서는 공간 소유주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런데도 전체 지원 대상인 26개 시장 중 동의서를 받은 곳이 한 곳도 없었다. 2016년 전북 전주시 A시장은 인근 교회 건물을 매입해 청년몰을 조성하겠다는 사업 계획을 제출했는데, 건물주와는 사전 협의조차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중기부는 이 계획을 받아들였다. 때문에 늦어도 2016년 12월에는 신축이 완성되고 영업을 시작해야 했을 사업의 공사가 이듬해 12월에야 완료됐다.

허술한 선정 절차에 연(年) 단위로 고정된 사업 기간의 경직성이 포개지면서 청년 상인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현행 제도상 ‘2017년 청년몰 사업 대상지’는 2017년에만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일찌감치 신청을 해놓고 건물주 동의 등의 절차를 밟느라 점포 신축이 늦어져 10월에 영업을 시작할 경우 고작 2개월밖에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다. 감사원에 따르면 대폭 축소된 지원 기간 탓에 최소 1년 간 유지될 필요가 있었던 청년 상인 지원은 평균 5.1개월 만에 끊겨버렸다.

감사원은 중기부 장관에게 “사업 대상지 확보 계획의 적정성 평가 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청년 상인에 대한 직접 지원을 일정 기간 이상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중기부는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종 기자 choikk999@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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