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은 아산 우리은행 이전에 ‘원조 왕조’를 구축했던 팀이다. 안산을 연고로 하던 2007년 겨울리그부터 2011~12시즌까지 국내 프로스포츠 최초의 6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2008~09시즌에는 37승 3패라는 만화 같은 성적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이듬해 우리은행에게 패권을 넘겨준 이후부터 신한은행은 세대교체와 맞물려 ‘평범한’ 팀으로 전락했다. 지난 시즌엔 정규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명가 부활’의 계기를 마련하는 듯싶더니 최악의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7연패를 포함해 1승 9패로 꼴찌에 주저 앉아 있다. 9패 가운데 10점 차 미만으로 진 것이 두 번뿐일 정도로 경기 내용도 좋지 않다. 평균 득점 55.5점으로 최하위, 평균 실점 74점으로 5위, 평균 득실 마진 -18.5점으로 최하위다. 공수 모두에서 총체적 난국이다. 신한은행은 오는 8일 부천 KEB하나은행전에서 지면 창단 최다 연패 신기록이라는 불명예를 새로 쓴다. 신기성 신한은행 감독은 7연패 후 “기록은 몰랐다. 다음 경기부터는 (김)단비가 돌아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연패를 끊는데 집중하겠다"고 했지만 김단비 한 명의 가세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외국인선수 선발에 실패한 것이 결정적이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의 우승에 힘을 보탠 나탈리 어천와를 드래프트에서 지명했지만 어천와는 중국 리그를 택했고, 대체 용병 쉐키나 스트릭렌은 비시즌 몸 관리에 실패해 2경기 만에 퇴출당했다. 새로 영입한 자신타 먼로 역시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렇다고 백업 멤버층이 두꺼운 팀도 아니다.
신기성 감독은 “죄송스럽고 분발해야 한다”고 각오를 새로 했지만,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현실이다. 2005년 겨울리그 이후 13년 만에 꼴찌 악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