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김영민 지음/어크로스 발행∙344쪽∙1만5,000원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그는 “독자들이 너무 그럴싸한 메시지를 책에서 읽어낼까 두렵다”고 했다.

칼럼계 아이돌,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한국일보 연재 칼럼을 비롯한 산문 56편을 모아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를 냈다. 김 교수의 글은 거칠게 비유하자면 힙합이다. 무엇보다 자유롭다. 글에서 ‘서울대 교수임’을 종종 내려 놓는다. 답답한 정권을 향해 “고르곤, 졸라”를 외치는 대담함과 ‘뱃살이란 무엇인가’를 분석하는 사소함을 넘나든다. 또한 이름처럼 ‘영민’하게 설계한 리듬과 플로를 글에 실어 독자를 자유자재로 들었다 놓는다.

칼럼 필자는 저 높은 곳에서 훈계하거나 호통치게 마련인데, 김 교수는 그렇지 않다. ‘집단 자학’을 대표 코드로 재담한다. “(글이) 지루하고 그러면 안 된다고 봅니다. 맛없는 디저트를 먹기에 인생이 너무 짧잖아요.”(2018년 10월 한국일보 인터뷰) 이를테면 이런 대목이다. “동창회란, 자신의 정체성을 새삼 역사에서 확인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이 정치공동체라는 이름 하에 여는 것. 모두 한 곳에 모여, 배설을 해야 하는데 항문이 없는 존재들처럼 입으로 아무 말들을 쏟아내는 것.”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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