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신당’론이 솔솔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 친박계의 주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의중이 실려있단 느낌까지 풍긴다. 한 때 ‘친박 핵심’으로 불렸던 홍문종 한국당 의원이 전면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점차 하락하고 한국당의 지지율이 오르자, 다시 수면 위로 나와 ‘탄핵 책임론’을 내세우며 세력화를 꾀하는 것이다. 당 안팎의 비박계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홍 의원은 6일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 잇따라 전화 인터뷰를 하고 친박신당론에 실체가 있다는 주장을 폈다. 홍 의원은 “이미 그 (친박)신당의 실체가 (당) 바깥에 있다”며 “그런 사람들은 어떻게든지 당 안으로 끌어들여서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태극기 부대’나 조원진 의원 같은 극우파를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그러면서 당내 비박계나 바른미래당에 머물고 있는 탈당파 의원들을 비난했다. 홍 의원은 “복당한 사람들이 국민 앞에, 당 앞에 반성하고 사과하는 게 먼저 아니냐. 당에 그렇게 해를 끼쳤으면 갔다 와서는 조용히 있어야지, 그동안 무슨 대통령 후보도 하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구속 중인 최경환 의원을 면회하는 등 친박계와 화해를 시도하는 김무성 의원의 행보도 깎아 내렸다. 홍 의원은 “당 밖에 있는 사람들이 김무성 전 대표나 복당파 같은 탄핵에 관해서 (찬성하고도) 여러 가지 행태를 보이는 사람들을 용서할 수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당 안에 있는 사람들이야 하나가 되자고 하지만 바깥에서 충분히 그런 (친박신당을 창당할) 요인들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뜻도 언급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아무하고도 면회를 안 하시기 때문에 안 가봤다”면서도 “다만 보수ㆍ우익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 이 나라가 (현) 정권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깊은 우려를 하고 계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친박신당’설은 전당대회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자 비박계 당 대표를 막으려는 전략적 차원의 주장으로 해석된다. 새 당 대표는 2020년 차기 총선의 공천 방향을 좌지우지하게 된다. 여기다 당 밖의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바른미래당 탈당파와의 통합 주장이 나오자 이를 막고자 하는 의도도 엿보인다. 여차 하면 친박계가 당 밖으로 나가 독자 세력화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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