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국이 중거리핵전력(INF)조약을 탈퇴해 금지무기를 생산하면 우리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먼저 INF를 위반했다고 몰아붙이는 미국을 향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으로 맞붙어 더 이상 밀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AP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TV에 출연해 “미국이 먼저 INF 조약 파기 의사를 밝혔다”며 “그후 미국은 그에 맞는 정당성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찾은) 가장 타당한 이유는 우리가 조약을 위반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가 조약을 위반하고 있다는 증거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전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교장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유럽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사거리의 SSC-8 미사일 대대를 편성해 우리를 속이고 있다”며 “INF 조약을 60일 내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조약에서 탈퇴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INF 조약으로 금지한 무기를 배치한다면 우리의 대응은 명확하다”면서 “그건 바로 저들이 하는 대로 똑같이 맞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10월 “러시아와 중국이 정신을 차릴 때까지 우리는 핵무기를 늘릴 것”이라며 INF 조약 파기 의사를 밝힌 이래 양국의 신경전은 계속되고 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