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을 통해 창단 후 첫 우승을 노리는 대구가 효과적인 ‘선(先)수비 후(後)역습’으로 전통 강호 울산에 일격을 날렸다. 대구는 5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1차전에서 후반 5분 울산 황일수(31)에게 선제골을 내주고도 세징야(29ㆍ브라질)의 동점골과 에드가(31ㆍ브라질)의 역전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홈에서 패한 울산은 오는 8일 오후 1시 30분 적진 대구스타디움서 열리는 2차전에서 뒤집기를 노린다.
1,2차전 결과를 합산해 우승팀을 가리는 방식 탓에 두 감독은 경기 전 저마다의 ‘180분 승부’ 비책을 내놨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2차전을 의식한 듯 최근 K리그 영플레이어상 수상과 벤투호 조기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겹경사를 맞은 한승규(22)를 비롯해 이근호(33), 김인성(29)을 벤치에 앉히고 경기를 시작했다. 안드레 대구 감독은 “울산이 우리보다 전력이 강하단 점은 겸손히 인정한다”라면서도 “결승이라고 거칠게 몰아치지 않고 두 경기를 효과적으로 치를 수 있게 준비했다”고 했다.
객관적 전력에서 뒤처지는 대구는 전반부터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27)를 선발로 내세우고 5,6명의 선수를 수비 쪽에 고정 배치하며 울산의 강력한 공격력에 대비했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두 팀은 후반 초반 한 골씩 주고받으며 본격 골 사냥에 나섰다. 기선은 울산이 잡았다. 후반 5분 황일수가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빠른 템포로 오른발 중거리 슛을 날려 골 망을 갈랐다.
그러나 리드는 채 1분도 이어지지 않았다. 대구의 역습 상황에서 양 팀이 경합하던 중 뜬 공을 이어받은 세징야가 혼자 페널티 박스 정면을 파고들어가 오른발 슛으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두 팀은 후반 중반까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한 번씩 주고받으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지만 후반 막판까지 추가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무승부로 끝날 듯했던 승부는 후반 42분 터진 에드가의 결승골로 승패가 갈렸다.
이날 오전 발표된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대구의 21세 동갑내기 3인방 정승원, 장성원, 김대원은 비록 득점을 합작하진 못했지만 이날 경기장을 찾은 김은중, 이민성 코치 앞에서 빠른 공격전개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울산=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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