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있어도 좌절은 없었다.
러시아 유인 우주선 ‘소유즈 MS-11’이 3일(현지시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 도킹에 성공했다.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 발사기지를 출발한지 6시간 5분 만이며 지난 10월 ‘MS-10’의 발사 실패 이후 두 달여 만이다.
MS-11의 발사 성공은 실패에도 굴하지 않는 도전 정신의 승리였다. 러시아는 지난 10월 11일 ISS에 전달할 보급품을 실은 소유즈 MS-10을 발사했다. 그러나 로켓의 엔진 이상으로 발사 6분 만에 추락하면서 구 소련 이후 러시아 최초의 우주선 발사 사고로 기록됐다. 다행히 MS-10에 탑승한 두 명의 우주인은 무사히 탈출했지만 우주 강국을 자부해온 러시아의 자존심이 구겨진 것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소유즈 우주선의 안전성과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강하게 드러냈고 결국 두 달 만에 재도전에 성공했다.
이번 발사 성공으로 지난 6월부터 ISS에서 근무해 오던 우주인들은 지구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게 됐다. 2011년 미국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이 중단되면서 ISS와 지구를 잇는 유일한 통로 역할을 해 온 소유즈 우주선의 발사 실패로 우주인들은 한때 고립 위기를 맞았다. 알렉산더 게르스트와 세레나 아운년,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등 3명의 우주인은 20일 귀환할 예정이다.
한편, 소유즈 MS-11를 타고 ISS에 합류한 올렉 코노넨코(러시아연방우주국 소속), 앤 맥클린(나사), 데이비드 생 자크(캐나다 우주국) 등 3명의 우주인은 ISS에 도킹 중인 우주선 ‘MS-09’의 미세한 공기 유출 현상을 조사, 수습하는 등 앞으로 약 6개월간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우주에서 533시간을 보낸 베테랑 우주인 코노넨코는 발사를 앞두고 MS-10 추락사고를 언급하며 안전에 문제를 제기한 기자들에게 이렇게 답했다. “위험도 임무의 일부다.” 우주를 향한 인간의 도전은 이렇게 계속된다.
홍인기 기자 hongik@hankookilbo.com
정리=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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