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부 매체서 와이파이 서비스 ‘미래’ 공개
단 심 카드 필요… “유저 감시 의도” 의혹도
북한이 내부 매체를 통해 옥외용 와이파이(Wi-Fi) 서비스를 공개했다고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4일(현지시간) 밝혔다. 다만 심(SIM) 카드를 휴대폰에 꽂아야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내부망에만 접근 가능하다고 한다.
38노스에 따르면 북한 조선중앙TV는 평양에서 사용 가능한 ‘미래’라는 이름의 옥외용 와이파이 서비스를 최근 공개했다. 북한이 매체를 통해 와이파이 서비스의 상용화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국의 휴대폰 통신업체와 함께 운영된다고 한다.
조선중앙TV가 방송한 내용을 보면 ‘아리랑정보기술교류사’는 ‘전국정보화성과전람회’에서 스마트폰 ‘아리랑 171’을 선보였다. 아리랑정보기술교류사 직원은 화면에서 ‘미래망 체험구역’이라고 적힌 안내판 아래서 자신들이 자체 개발했다는 5.5인치 스마트폰을 소개했는데, 스마트폰에서 ‘미래 공중무선자료통신망’이라는 이름의 어플리케이션(앱)을 누르자 화면에는 날짜와 함께 홈페이지 목록이 나타났다. 직원은 “미래망 심을 따로 꽂는 것으로 하여 사람들이 국가망 열람에서 편리함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와이파이 서비스는 평양정보기술국이 제공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와이파이를 이용하고자 할 때 별도의 장비를 부착하지 않아도 되는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해당 서비스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심 카드를 꽂아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또 북한의 모든 인터넷에 대한 접속을 허용하지 않고, 제한된 내부망에만 접속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38노스는 와이파이 서비스 이용을 위해 심 카드를 내장해야 하는 방식을 두고 “심 기술을 비정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규정하며 “(이러한 방식은) 북한 당국이 네트워크 통제권을 강력하게 유지하고, 개별 이용자의 인터넷 이용을 쉽게 추적할 수 있게 보장한다”고 주장했다. 미래의 데이터 속도는 최대 70Mbps로 알려졌다. 북한은 현재까지 4세대통신(4G)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