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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국내 첫 영리병원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반발 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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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국내 첫 영리병원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반발 거세

입력
2018.12.05 14:57
수정
2018.12.0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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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지사가 5일 오후 제주도청 브리핑룸에서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조건부 개설 허가 방침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제주지사가 5일 오후 제주도청 브리핑룸에서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조건부 개설 허가 방침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도가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허가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와 관련 제주도민을 상대로 실시한 공론조사에서 제시된 불허 권고안을 뒤집는 것이어서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5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녹지국제병원과 관련해 내국인 진료는 금지하고,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의료관광객만을 진료대상으로 제한하는 ‘조건부 개설허가’를 했다”고 5일 밝혔다.

원 지사는 이어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의 결정을 전부 수용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뜻을 밝히면서 제주의 미래를 위해 고심 끝에 내린 불가피한 선택임을 고려하여 도민들의 양해를 부탁드린다. 어떤 비난도 달게 받겠고 정치적 책임도 지겠다”며 “도는 향후 녹지국제병원 운영 상황을 철저히 관리‧감독하여 조건부 개설허가 취지 및 목적 위반 시 허가 취소 등 강력한 처분을 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녹지국제병원 진료과목은 성형외과,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 4개과로 한정했고,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급여법도 적용되지 않으므로 건강보험 등 국내 공공의료체계에는 영향이 없다는 게 도의 설명이다.

도는 조건부 개설허가를 한 구체적인 사유로는 △건전한 외국투자자본 보호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투자된 중국자본에 대한 손실 문제로 한ㆍ중 외교문제 비화 우려 △외국자본에 대한 행정신뢰도 추락으로 국가신인도 저하 우려 △사업자 손실에 대한 민사소송 등 거액의 손해배상 문제 △현재 녹지국제병원에 채용돼 있는 직원(134명) 고용 문제 △토지의 목적외 사용에 따른 토지 반환 소송의 문제 △병원이 외국의료관광객을 고려한 시설로 건축돼 타 용도로의 전환 불가 △비상이 걸린 내ㆍ외국인 관광객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등을 제시했다.

[저작권 한국일보]5일 원희룡 제주지사가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 기자회견을 갖기에 앞서 의료영리화저지와 의료공공성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와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집회를 갖고 있다. 김영헌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5일 원희룡 제주지사가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 기자회견을 갖기에 앞서 의료영리화저지와 의료공공성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와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집회를 갖고 있다. 김영헌 기자.

하지만 원 지사가 최근까지 시민단체의 청구를 수용해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론조사 결과에 대해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지만, 돌연 조건부 허가로 입장을 뒤집으면서 반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영리화저지와 의료공공성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와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원 지사의 기자회견에 앞서 이날 오후 1시부터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집회를 갖고 녹지국제병원 조건부 허가 결정을 내린 원 지사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납득 되지도 않는다. 원 지사는 반년 넘는 시간 동안 제주도민은 물론 전 국민에게 사기 행각을 벌인 것”이라며 “도민 결정을 무시하고 중국 투자자와의 실리를 쫓는 지사가 누구를 위한 지사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원 지사는 즉각 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녹지국제병원을 도민의 뜻대로 불허하라”고 촉구했다.

〈국내 첫 영리병원 녹지국제병원 허가 일지〉

△ 2002년 12월=영리병원 개설 내용 다룬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

△ 2006년 2월=외국인 영리병원 내용 다룬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정

△ 2006년 12월=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 핵심프로젝트로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 지정

△ 2011년 12월=중국 녹지그룹,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 투자 양해각서 체결

△ 2015년 3월31일=녹지그룹, 녹지국제병원 건립 사업계획서 제주도 제출

△ 2015년 12월18일=보건복지부, 녹지국제병원 건립 사업계획 승인

△ 2016년 4월5일=녹지국제병원 건축 착공

△ 2017년 8월28일=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 신청서 제주도에 제출

△ 2018년 2월1일=시민단체, 숙의민주주의 조례에 근거해 제주도에 제주영리병원 숙의형 정책개발 청구

△ 2018년 3월8일=원희룡 제주지사, 제주영리병원 숙의형 정책개발 청구 수용

△ 2018년 4월17일=숙의형 공론조사위원 본격 활동 시작

△ 2018년 8월15일=제주영리병원 개설 허가 여부 공론조사 실시

△ 2018년 10월4일=숙의령 공론조사위, 국내 첫 영리병원 녹지국제병원 개설 불허 권고 결정

△ 2018년 10월8일=원희룡 제주지사, ‘공론조사위 불허권고 최대한 존중’ 밝혀

△ 2018년 12월5일=제주도, 녹지국제병원 외국인 전용 조건부 허용 발표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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