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순옥 할머니가 별세했다.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은 5일 오전 9시 5분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순옥 할머니가 건강 상태가 악화돼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향년 97세.
1922년 평양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7세 때부터 식모와 유모 등의 일을 하며 살았다.
20세가 되던 해인 1940년. 공장에 취직할 수 있다는 말에 집을 나선 것이 그에게는 평생 씻을 수 없는 한이 됐다. 고인은 중국 헤이룽장성(흑룡강성) ‘석문자’ 위안소에 끌려가 피해를 당한 것이다.
해방 이후 생계를 위해 중국인과 혼인, 중국 둥닝(동녕)에 정착했다.
2005년 당시 여성부와 한국정신대연구소, 나눔의 집의 도움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한 뒤 나눔의 집에 입소했다.
입소 이후 김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 사실을 알리는데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나섰다.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집회 및 각종 증언활동에 참여했고, 2013년에는 일본정부에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민사조정을 신청하기도 하였다.
또 소녀상에 말뚝테러를 한 스즈키 노부유키(2012년)와 위안부 피해자들을 비하한 일본 록밴드 ‘벚꽃 난무류’(2013년)를 고소하기도 했다.
김 할머니는 또 2014년 이옥선, 김군자 등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8명과 공동으로 ‘제국의 위안부’저자 박유하 세종대 교수가 위안부를 매춘부 혹은 일본군의 동지이자 협력군으로 표현했다며 명예훼손 혐의로 소송을 제기, 9,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김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가운데 생존자는 26명으로 줄었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 10월 나눔의 집에 방문하여 김순옥 할머니를 직접 뵌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별세소식을 접하게 되어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다”며 “이제 정부에 등록된 피해자 중 생존자는 단 26분으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여가부는 피해자 한 분 한 분 더욱 성심껏 보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진 장관은 이어 “고(故) 김순옥 할머니를 포함한 모든 피해자분들의 상처치유와 명예ㆍ존엄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할머니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7일이며 장지는 나눔의 집 추모공원이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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