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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루피&나플라 "몽상가 메킷레인에게 돈보다 중요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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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루피&나플라 "몽상가 메킷레인에게 돈보다 중요한 건…"

입력
2018.12.0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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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메킷레인 레코즈 제공
사진=메킷레인 레코즈 제공

래퍼 루피와 나플라가 확고한 가치관으로 중심을 잡고 더 다양한 선택에 나선다. 두 사람의 왕성한 활동으로 힙합 신이 더 넓어질 전망이다.

루피와 나플라는 4일 오후 새 싱글 '워크 업 라이크 디스(Woke Up Like This)'를 발표하고 듀오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Mnet 힙합 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777'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하고 여러 가지 변화를 맞이한 루피와 나플라는 편안하고 재지한 느낌의 신곡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적 지향점과 메킷레인의 방향성에 대해 소개했다.

다이나믹 듀오와 슈프림팀을 이을, 한국 힙합 신에서 가장 주목 받는 듀오로서 루피와 나플라는 재밌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쇼미더머니 777'에서 최상의 결과를 얻은 이후 루피는 새벽의 운치 있는 무드와 분위기, 나플라는 달라진 삶의 패턴에 대해 가사를 쓰고 랩을 했다. '워크 업 라이크 디스'에는 두 사람 각자의 이야기와 공통된 테마가 모두 담겼다.

"이전부터 듀오로서 음악 활동을 하는 그림을 그렸어요. '쇼미더머니 777'을 통해 추진력에 더 많은 관심까지 얻었고, 지금은 재밌는 경험과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 저희 앨범에는 거창한 메시지나 아이디어가 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다만 바이브나 무드가 곧 가치관이라는 생각이 비슷하기 때문에 음악적인 충돌은 없어요." (루피, 나플라)

메시지보다 바이브를 중요시하는 건 두 사람 뿐만 아니라 메킷레인이 공유하는 가치다. 2014년 미국에서 처음 만나 2015년 한국으로 와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펼치던 메킷레인 소속 래퍼들은 자신들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이 있다고 믿었고, 그 믿음은 '쇼미더머니 777'로 3년 만에 빛을 발했다. 이제는 메킷레인의 사인을 모두가 따라할 수 있을 정도.

"미국 LA 유학 중에도 한국말을 쓰는 날이 많았고, 한국어로 랩과 노래를 만드는 아티스트가 많았어요. 그럼에도 미국이라서 느낄 수 있는 바이브가 있었고, 그걸 한국에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단순한 음악이 아닌 LA의 바이브를 더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 나플라를 비롯한 다른 아티스트와 힘을 합치기로 했고, 메킷레인을 만들었어요." (루피)

사진=메킷레인 레코즈 제공
사진=메킷레인 레코즈 제공

이렇듯 시작부터 확실했던 루피의 비전은 나플라를 시작으로 한국 힙합 신마저 설득시켰다. 실제로 메킷레인은 처음부터 국내의 기존 힙합 레이블과 전혀 다른 음악을 선보였다. 베이스캠프 자체가 이동했다는 점에서 미국 출신 국내 래퍼의 선례들과도 완전히 달랐다. 혹자는 몽상가라고 봤을 만한 루피의 계획은 지금 현실화되고 있다.

"저희가 미국에서 배우고 느낀 멋을 음악, 미디어, 비주얼, 콘텐츠, 다시 말해 행보 그 자체에 담아내는 게 메킷레인의 계획이에요. 나플라와 동생들을 한국에 데려온 만큼 책임감이 있어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나만의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 위한 고민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에요. 돈이 되는 것보다는 멋지고 아름다운 걸 선택하겠습니다." (루피)

그래서 '쇼미더머니'도 이번 시즌에 출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3년 동안 한국 힙합 신에서 자신들의 멋과 아이디어를 보여줬던 루피와 나플라도 이제는 메킷레인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야 했다. 그 기간을 단축시키고자 '쇼미더머니'를 선택했다는 것. 함께 고생한 만큼 나플라는 루피에게 우승 특전 중 하나인 자동차를 선물할 계획도 밝혔다.

"어떤 측면에서는 '쇼미더머니'의 영향력이 대한민국 힙합 위에 있다고 판단했어요. 제가 조금만 자존심을 굽히고 '쇼미더머니'에 출전하면 메킷레인 구성원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랩 기술과 경쟁력을 갖고 있는 나플라가 우승할 수 있겠다고 예상은 했어요. 나플라의 차 선물이 고맙지만 사례는 할 생각이에요." (루피)

'쇼미더머니 777' 우승자와 준우승자, 또는 메킷레인의 수장과 에이스, 또는 한국 힙합 신의 새로운 얼굴로서 루피와 나플라가 생각하고 바라보는 힙합은 어떤 개념일까.

"그 사람이 힙합이라고 하면 힙합이라고 이해해요. 저희는 음악을 만들고 있는 거고, 풀장을 넓히기 위해 '쇼미더머니 777'에 나갔습니다. 힙합은 규정할 수 없어요." (나플라)

"1부터 10까지 힙합의 종류가 있다고 했을 때, 누군가 11이나 12를 가져와도 받아들일 수 있는 게 힙합이에요. 꼭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 것만 힙합이 되는 건 아니죠. 힙합의 출발은 파티 음악이라고 이해하고 있거든요. 제가 하는 음악 역시 철학보다 기분과 무드를 전달하는 데 집중하거든요. 다양한 종류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해요." (루피)

힙합은 규정할 수 없고 문도 열려 있지만, 그 안에서도 루피와 나플라의 '힙합'이 더 많은 이들의 환호를 받는 건 두 사람과 메킷레인의 분명한 방향성과 가치관, 그리고 부정할 수 없는 실력 덕분이다. 이제 듀오로서 활동을 시작할 루피와 나플라가 앞으로 한국 힙합 신에 어떤 족적을 남기면서 메킷레인을 이끌어갈지 많은 기대가 모아진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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