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관계 ‘대약진’ 빗대 트윗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과의 공조를 강조하고 나섰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 휴전에 따라 중국의 대북 공조를 기대하는 동시에 북한을 비핵화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한 압박 메시지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으로 미중 관계가 대약진(Big leap forward)을 이뤘다면서 “우리는 무역과 그 너머에까지 두 나라 사이에 거대하고 매우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유일한 두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문제)의 해결은 중국과 모두에게 위대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미중간 북핵 공조를 통한 비핵화 해결을 강조한 것이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3일 CNBC 인터뷰에서 미중 정상회담의 주요 성과로 북한 문제를 들면서 “핵 없는 한반도를 이루기 위해 협력하기로 두 정상 간에 강한 약속이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이 끝난 뒤 귀국길에 오른 지난 1일 밤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도 시 주석과의 회담 성과를 설명하면서 “우리는 북한에 대해 매우 강력하게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면서 “그는 북한에 대해 나와 100% 협력하기로 했다. 이는 대단한 일이다"고 말했다.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않을 때마다 ‘중국 배후론’을 제기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북핵 해결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대북 제재를 비핵화 협상의 지렛대로 삼고 있는 미국은 중국이란 제재 뒷문을 단속해 북한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겠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역시 북미간 비핵화 협상을 중재하는 등 영향력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미국과의 공조에 적극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미중 균열을 이용하며 줄타기 행보를 보여왔던 북한으로선 상당한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어 미중 공조가 비핵화 협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하지만 미중의 협력 기조가 90일짜리 휴전에 따른 것이어서 무역 협상의 결과에 따라 기류 변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미국은 중국의 강력한 제재 단속을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대북 제재 완화를 주장해온 중국이 어느 정도로 대북 압박에 나설 지도 미지수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미중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북미 양측이 같은 방향을 향해 가고 서로의 합리적인 우려 사항을 배려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병행 추진하길 바란다”며 중국이 그간 주장해온 쌍궤 병행을 재차 강조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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