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춘천시 중도에 추진하는 레고랜드 코리아의 파트너인 영국 멀린사의 투자 확대로 사업에 속도가 붙을 지 주목된다.
강원도는 특수목적법인인 엘엘개발이 테마파크 건설을 주도하던 구조에서 멀린사가 직접 개발하는 방향으로 사업이 변경됐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앞서 지난 3일 강원도의회 경제건설위원회가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사업의 강원도 권리 의무 변경 동의안’을 원안 의결한 데 따른 것이다.
동의안을 살펴보면 테마파크 개장을 위해 멀린사는 1,800억원을, 강원도와 엘엘개발은 800억원을 투자한다. 강원도는 레고랜드가 들어서는 도유지인 중도를 멀린 측에 50년간 무상 임대할 것을 약속했다. 멀린 측이 원하면 50년을 다시 무상 제공할 것도 보장했다. 강원도와 멀린은 2021년 7월 테마파크를 개장할 계획이다.
레고랜드는 의암호에 위치한 중도(129만1,434㎡)에 들어서는 테마파크다. 블록완구를 테마로 한 놀이공원과 호텔, 워터파크, 대형 할인매장 등으로 이뤄진다.
강원도는 지난 2011년 9월 처음 사업계획을 발표했으나 7년 넘게 공사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이름을 달리해 착공식만 세 번 개최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레고랜드 사업이 최문순 도정의 아킬레스건이 된 이유다. 강원도는 “해외 투자사의 직접 투자가 이뤄져 이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위법 논란 등이 불거져 동의안이 14일 도의회 본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자유한국당 박상수 의원은 “광역자치단체가 300억원 이상 채무부담 행위나 투자 시 행정안전부 심사를 받게 돼 있다”며 “그러나 8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강원도가 사전 절차 이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신영재 의원 역시 “사전 이행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예산편성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강원도당은 동의안 통과와 상관없이 행정안전부의 사전심사 이행 필요성을 따질 방침이다.
여당 일각에서도 레고랜드 입장객 200만명을 밑돌면 강원도가 멀린사로부터 임대료를 한 푼도 받지 못하는 계약과 아웃렛 입점에 따른 지역경제 타격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만호 강원도 경제부지사는 “레고랜드를 둘러싼 복잡한 이해관계를 모두 정리하고 반드시 성공시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테마파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