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가 4일 오전 검찰에 출석했다.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_hkkim)의 소유주로 지목 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신분이다.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 5분쯤 나승철 변호인과 함께 승용차를 타고 수원지검에 도착했다. 다만 지난달 경기남부경찰청 소환 조사 때와 달리 포토라인에는 혼자만 섰다.
김씨는 취재진의 첫 질문에 “진실이 밝혀지길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트위터 계정에 등록된 지메일(@gmail) 아이디와 동일한 다음(daum) 아이디가 자택에서 발견된 것에 대해서는 “저도 힘들고 억울하지만... 안타깝다”고 언급했다.
김씨는 이날 지난번 경찰 출석 때와는 사뭇 다른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밝혔다. 경찰 출석 때는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 하며 조사실로 들어갔다.
김씨를 소환한 검찰은 트위터 계정의 생성과 사용에 관여했는지, 실제 글을 작성했는지,휴대폰을 어떻게 분실하게 됐는지, 올 4월 휴대폰을 바꾼 이유가 뭔지 등을 캐물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조사는 이날 오후 늦게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출석 때는 10시간여 조사를 받았다.
김 씨는 올해 4월 경기지사 민주당 예비후보 경선 과정에서 ‘정의를 위하여’라는 닉네임의 문제의 트위터 계정을 사용, ‘전해철 전 예비후보가 자유한국당과 손잡았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6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가 취업과정에서 특혜를 얻었다는 허위사실을 해당 트위터에 유포해 문 대통령과 준용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물론 김씨는 이들의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앞서 경찰은 김 씨를 문제의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로 지목, 지난달 19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 혐의 기소의견으로 지난달 19일 사건을 송치했다.
이후 검찰은 같은 달 27일 김 씨의 휴대폰과 이 지사의 성남시 분당구 자택, 경기도청 도지사 집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씨의 휴대폰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검찰은 최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김 씨가 다닌 교회의 홈페이지 등에서 김 씨가 사용한 아이디에 대해서도 분석, 문제의 계정과의 연관성을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올해 4월 8일 전해철 의원이 자신과 문 대통령에 대해 악의적인 글을 올렸다며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트위터 계정주를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전 의원은 지난달 고발을 취하했으나, 지난 6월 판사 출신 이정렬 변호사와 시민 3,000여명이 김 씨를 고발해 수사당국의 수사는 계속돼왔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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